[책]'미개발 불모지' 강남은 어떻게 서울 대표 도심이 됐나

강남의 탄생
한종수·강희용·전병옥|404쪽|미지북스
  • 등록 2024-11-13 오전 6:00:00

    수정 2024-11-13 오전 11:07:19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강남에 땅이나 아파트를 사두었으면 팔자가 바뀌었을 텐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한탄이다. 그만큼 강남은 대한민국 사람 거의 모두가 밟아보았고 기회만 있으면 살고 싶어하는 땅으로 여겨진다.

그런 강남도 미개발 불모지였던 시절이 있었다. 1963년 이전까지만 해도 강남은 경기도 광주군과 시흥군에 속한 논밭이 대부분인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다. 강남이 아닌 ‘영등포 동쪽’이라는 뜻의 영동이라는 말이 더 자주 쓰였을 정도다.

‘강남의 탄생’은 강남이 우리나라와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2016년 초판 발행 이후 변화한 내용과 새로운 정보를 반영해 100쪽 가까이 분량을 늘렸다.

강남은 경부고속도로와 제3한강교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개발 시대를 맞았다. 당시 박정희 정권과 서울시는 강남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 그리고 불과 10여 년 만에 강남은 완벽한 현대 도시로 탈바꿈했다. 1963년부터 1979년 사이에 신사동 땅값이 무려 1000배가 올랐다고 책은 전한다.

그 이후로도 강남 개발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거대 블록마다 근사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고층 빌딩들이 들어섰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인물과 기업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남겼다. 저자들은 강남을 ‘한국 현대사의 얼굴’이라고 말한다. 강남을 아는 것이 곧 한국 현대사를 아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책은 부동산 투기 문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 강남 개발로 인한 어두운 기억도 빼놓지 않고 조명한다. 저자들은 “앞으로 국가의 권력과 자본의 힘이 아닌 시민의 힘으로 강남이 보다 ‘사람 사는 곳’으로 바뀌길 희망한다”면서 책을 매듭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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