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연속 금리인하 단행한 이유…내년 성장률 하향 1.9%(상보)

한은 11월 금통위, 기준금리 연 3.0%로 깜짝 인하 단행
성장률, 올해 2.2%로 0.2%p↓…내년 1,9%로 0.2%p ↓
물가상승률 올해 2.3%·내년 1.9%로 0.2%p씩 하향
2026년 성장률은 1.8% 전망…대외 리스크 반영한 듯
  • 등록 2024-11-28 오전 10:13:23

    수정 2024-11-28 오전 10:57:3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내년은 2.1%에서 1.9%로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는 2.5%에서 2.3%로, 내년은 2.1%에서 1.9%로 각각 낮춰 잡았다.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로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에 이어 연속 인하이자, 시장 컨센서스인 동결 전망을 깬 ‘깜짝’ 결정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췄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경제연구원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의 중간값인 2.2%와 같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2% 역성장한 데 이어 3분기 GDP가 0.1% 증가에 그치며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1.3%) 성장률이 높게 나온 데 따른 기저효과로 설명됐으나, 3분기는 한은과 시장의 전망치(0.5%)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였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된 가운데, 민간 소비 회복도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지난 10월 한은이 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나타나는 데까지는 시차가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연 3.00%로 결정했다. (사진= 한국은행)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내년 이후 우리나라 성장률 경로인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1월 이후에 미국의 정책 변화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정책인 고관세, 친기업 감세, 이민자 추방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이 위축되고 미국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GDP 대비 높은 수준인 미국의 재정적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미국의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부채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에 한은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낮췄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2년 연속 1%대 성장을 예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2.0%로 낮춰 잡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2.1%에서 2.0%로 조정했다.

한은이 정확한 수치를 공식화 한 적은 없으나,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 전망대로라면 내년과 후년 우리나라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 중간값인 2.4%보다 낮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1%에서 1.9%로 하향했다. 2026년 물가상승률도 1.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내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낮다는 판단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이달 초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는 작년 말 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 조치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물가 경로는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내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올해보다 내년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3대 정책인 관세, 감세, 이민자 추방이 가리키는 방향은 모두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며 “그렇게 되면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미칠 수 있고, 당연히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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