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2]폴 디킨슨 CDP 설립자 “기후변화는 오징어게임…적응해야"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기조연설3
"글로벌브랜드, 21세기 신념과 같아…탈탄소화, 韓산업 전략적 목표돼야"
“韓, 풍력 부문서 세계 선도 가능성 높아…충분한 역량 갖춰"
  • 등록 2022-06-16 오전 11:47:07

    수정 2022-06-16 오후 12:09:05

폴 디킨스 CDP 설립자(RE100 캠페인 책임자)와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이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기후위기: 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에서 ’기업생존, 탄소중립에 달렸다‘란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올해 13회 째를 맞은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선 ’기후위기의 미래해법‘을 찾기위해 국내·외 기후변화 관련 석학들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탄소 중립, RE100 도전, 온실가스 감축 등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나눌 예정이다.
[이데일리 정다슬 권효중 기자] ‘RE100’ 캠페인을 전개하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The Carbon Disclosure Project)의 공동 설립자 폴 디킨슨은 기후 변화 위기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비유하며 한국이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韓, 넷 제로·탄소 제로 달성 안하면 수출 역량 급락”

디킨슨 CDP 설립자는 1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기후 위기 : 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기조연설3에서 “극단적 기후변화가 모든 것을 바꾸고 그 여파에 의해 탄소국경세가 이제 현실화될 것”이라며 “한국이 ‘넷 제로’(net zero), ‘탄소 제로’(carbon zero)를 달성하지 않으면 수출 역량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약속이다.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SK(034730)그룹 주요 8개 계열사와 현대자동차(005380)그룹 4개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RE100에 가입했다. CDP는 기업이 RE100을 달성했는지와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투자자를 대신해 주요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역할을 한다.

디킨슨 CDP 설립자는 CDP에 대해 “110조달러의 자산을 운영하는 600여개의 투자자와 200여개의 전력구매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 1만 3000여개 회사들이 CDP에 정보를 공개하는 상태”라며 “2021년 CDP를 통해 공개된 정보는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의 64%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CDP에 제출된 데이터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피치, MSCI, 러셀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 제공돼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디킨슨 CDP설립자는 “CDP는 그린 파이낸싱(금융)의 진화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탈탄소는 도덕적인 구호가 아닌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산업은 이같은 요구에 정면으로 직면할 수밖에 없다.

“韓, 재생에너지 분야 충분한 역량 갖춰”

디킨슨 CDP 설립자는 “글로벌브랜드라는 것은 21세기의 신념과도 같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삼성을 믿어야 하느냐 마느냐의 질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가장 큰 물류회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usk)는 ‘고객들에게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제품을 쓰도록 돕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머스크에 선박을 공급하는 한국 조선사가 여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제조업의 탈탄소화라는 것은 한국 산업 정체성을 결정짓는 전략적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킨슨은 한국이 2022년 현재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뒤처져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의 풍력발전 솔루션회사인 오스테드를 인용하며 “한국이 풍력 부문에 있어서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딜라이트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이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많은 경제적 관점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바람이나 태양이 우리에게 청구서를 보내지 않고 원자력도 저탄소와 무탄소에 가깝다”며 “장기적·경제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국이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100에서는 원전 에너지는 목표 달성을 위한 대상으로 보지 않지만 저탄소를 위한 현실적 에너지원으로서 원전 역시 현실적 대안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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