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안세영에 “중국 귀화하라”는 中 네티즌들[중국나라]

안세영, 배드민턴 금메달 후 “대표팀에 많이 실망”
中 인터넷 인기 검색어에…관리 부실한 韓협회 비판
韓보다 배드민턴 약한 中 “린샤오쥔처럼 귀화” 막말
  • 등록 2024-08-06 오후 12:28:20

    수정 2024-08-06 오후 12:41:5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 선수의 폭탄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안세영은 경기 직후 부상 대처에 안일했던 배드민턴협회를 비판했는데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의미로도 읽혀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안세영이 중국으로 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시합을 하던 중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서는 ‘안세영이 배드민턴협회를 포격(砲擊)했다’는 내용의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올라있다.

중국 현지 매체와 인터넷 게시글들은 전날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 내용을 실어 날랐다.

안세영은 전날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대표팀의 훈련 방식이 좀 더 체계적이었으면 좋겠다며 협회에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중국의 한 인터넷 게시글은 “일반적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는 매우 기뻐하고 더 관대하며 협회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데 안세영은 반대로 내면의 불만을 표출했다”며 “협회의 다음 과제는 (안세영과) 관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인데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인 만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안세영의 발언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특히 안세영이 결승에서 맞붙었던 상대가 중국 선수인 허빙자오였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 네티즌은 “한국 배드민턴협회는 선수들의 권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국가대표팀에 대한 더 나은 지원과 보호를 제공하며 선수들이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 사용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금메달을 딴 안세영은 정말 강하다”고 응원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차지한 중국 허빙자오, 안세영, 인도네시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사진=연합뉴스)


반면 금메달을 딴 후 소속 협회를 공격했다는 비판도 있다. 한 네티즌은 “우승 후 협회를 공격하는 것은 강을 건넌 다음 다리를 허무는 것과도 같다. 어쨌든 국가대표팀이 안세영을 단련해줬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운동 현실에 분노를 느꼈다면 중국으로 귀화하라는 등 예의에 어긋난 의견들도 보였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이것이 국가가 국보급 선수를 대하는 방식인가? 천재 소녀 안세영의 국적 변경, 중국은 당신을 반긴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안세영의 발언을 다룬 인터넷 게시글에 “중국으로 와라. 환영한다”는 내용의 답글을 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린샤오쥔(중국으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임효준)처럼 안세영도 중국으로 귀화하라”고 주장했다.

한 바이두 사용자는 “한국 협회는 체면을 중시하는데 안시영이 협회를 폭격했기 때문에 다음 올림픽에서는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며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들기도 했다.

안세영이 협회를 작심 비판했다고 다른 나라로 귀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지만 중국 선수가 안세영에게 압도적으로 밀리면서 자조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발언이 화제가 되자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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