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사고기, 조류 충돌 확인…엔진서 깃털 발견"

로컬라이저 논란…국토부 "규정 준수"
전국 공항 시설물 전수조사 예정
  • 등록 2025-01-08 오전 9:42:53

    수정 2025-01-08 오전 9:42:5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주항공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가 수거한 사고기의 엔진 한쪽에서 새의 깃털을 발견했다.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사고조사단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조종사의 메이데이(조난 신호) 선언과 생존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류 충돌이 사고의 최초 원인으로 지목돼왔는데 조류 충돌 발생 사실을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열흘째인 7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와 경찰특공대원이 사고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단장은 “엔진에 들어간 흙은 파내는 과정에서 깃털 일부를 발견했다”며 “(새가) 어떤 종이고 어떻게 (엔진에) 들어가는지는 엔진 내부를 검사하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쪽 엔진은 (조류 충돌이) 확실하게 보이는데 양쪽 엔진에서 같이 일어났는지 다른 엔진에서 덜 심하게 일어났는지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면서 “다만 (조류 충돌이) 심하게 일어났다고 해서 엔진이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의 규정 위반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안전성 확보 면에서 미흡함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돕는 일종의 안테나 장비 시설이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를 받치는 구조물이 딱딱한 콘크리트 둔덕으로 설치돼 사고기가 충돌하며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국내외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됐어야 했다는 점은 미흡했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활주로 주변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각 공항 로컬라이저 구조물 재시공 등을 포함해 개선 방안을 빠른 시간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전국 공항 대상으로 활주로 주변 항행안전시설의 위치 및 재질 등에 관한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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