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이정현 김정현 기자] 정치권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추모했다. 이 회장의 생전 업적을 기리고 칭송했다. 다만 범여권은 공과 함께 과도 짚으며 삼성그룹의 경영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빈소로 보내고 메시지를 유족에 전달하며 위로했다.
|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사진은 201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CES2010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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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SNS에서 “이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로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경영 과정에서 불거진 어두운 면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고인은 재벌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겼다”고 했다.
정의당도 삼성그룹의 경영 개선을 주문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 회장은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고 평가하며 “그림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회장의 업적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의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 이 회장이 별세했다”며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일생 분초를 다투며 살아왔을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하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회장의 업적을 기리며 “고인의 선지적 감각 그리고 도전과 혁신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명의의 조화를 빈소로 보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재계 인사의 장례에 조화로 위로를 대신했다. 이와 함께 실장급 인사를 빈소로 보내 메시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이번의 경우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9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때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문한 바 있다. 지난 1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김 정책실장이 조문했다. 김 정책실장이 ‘삼성 저격수’로 통하는 만큼 이번에는 노 비서실장이 빈소로 향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은 향년 78세를 일기로 이날 오전 3시59분께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