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마이웨이'…팬데믹 와중에 유세 강행 논란

트럼프 캠프, 주말 뉴햄프셔주 유세 예정
'일 감염 5만명' 팬데믹 와중에 강행 논란
"바이든과 격차 좁히자" 지지층 결집 목적
문제는 코로나…참석자들 '노 마스크' 우려
새로운 진앙지 될라…트럼프 캠프도 긴장
  • 등록 2020-07-06 오전 11:25:21

    수정 2020-07-06 오후 9:31: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행사가 열리는 백악관 사우스론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주말 또 대규모 유세를 예정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실제 지켜질 지는 미지수이여서다. 미국 내 코로나19는 신규 확진자만 하루에 5만명 이상 나오는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늦은 오후 뉴햄프셔주(州) 포츠머스 국제공항에서 대규모 옥외 유세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집회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트럼프 캠프의 호건 기들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집회에 참석해 미국을 기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잇따라 야외 행사에 참석해 왔다. 그는 독립기념일 전야인 3일 미국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 4명(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대형 두상이 새겨진 사우스다코타주 남서부 러시모어산을 찾아 불꽃놀이 행사를 함께 했으며, 독립기념일 당일인 4일에는 백악관에서 대규모 군중을 두고 연설을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애리조나주의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국경 장벽 현장을 찾았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는 낮은 지지율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가 미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22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5%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8%의 지지율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47%)에 9% 뒤졌다. 이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는 10%포인트 안팎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억3100만달러(약 1568억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는데, 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1억4100만달러·약 1688억원)보다 더 작은 규모다. 객관적으로 대선 구도가 불리한 상황에서 잇단 집회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대규모 군중 행사가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털사 유세 때는 물론이고 최근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이날 국제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날 하루 미국 내에서만 5만1933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사흘 연속 5만명 이상이다.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77만6366명이다. 이마저도 전염력이 더 높은 변종 가능성이 최근 대두되면서 더 불어날 수 있다. ‘코로나 대통령’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하루 1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캠프도 이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캠프 측은 뉴햄프셔 유세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기로 했다. 특히 참석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강력 권고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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