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현지시간) 텍사스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시그마 감마 로의 제60회 국제 비엔날레 대회에서 미국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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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이) 갑자기 흑인이 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분열과 무례의 고리타분한 쇼”라고 일축했다.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휴스턴에서 열린 흑인 여학생 친목 단체인 ‘시그마 감마 로 소사이어티’ 제60회 국제 비엔날레에서 “오늘 오후 트럼프가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에서 연설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미국 국민은 진실을 말하는 지도자, 사실에 직면했을 때 적대감과 분노로 대응하지 않는 지도자, 우리의 차이가 우리를 나누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이는 우리가 가진 힘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는 항상 인도계였고, 인도계 혈통을 홍보했다. 몇 년 전 우연히 그녀가 흑인으로 변하기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그녀는 흑인으로 알려지길 원한다”면서 “그녀가 인도계냐 흑인이냐,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둘 다 존중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며 “왜냐하면 그녀는 항상 인도계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흑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워싱턴 DC의 흑인 대학인 하워드 대학교를 다녔다. 흑인여성 커뮤니티인 알파 카파 알파의 회원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반박하지 않은 것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와 그의 지지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무슬림이며 케냐에서 태어났다는 거짓주장을 했으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일절 무시했다. 이날 메인주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앰호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인격 부족”이라면서 궁극적으로 “분란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