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대책을 세우는 데 집중행보를 보이고 있다. 힌남노 피해가 컸던 경북 경주와 포항에는 선제적으로 특별재난지역선포를 하며 발 빠른 결단력도 선보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공략해 지지율 반등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태풍 힌남노 피해자를 언급하던 중 눈가가 촉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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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별법 발의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결자해지’ 발언에 대한 입장에 ‘그런 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서 국민들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안과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정치공세에 말리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출근 직후 경북 포항 등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국회의원들과 통화했다. 윤 대통령은 “피해 대책에 추가할 사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의 요청을 반영해 언제든지 제게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어제 현장 방문으로 끝난 게 아니다. 주민들과 지역의 바람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그만해도 된다고 하실 때까지 곁에 있겠다는 각오로 지원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지시했다.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는 근본 대책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접근하던 5일 오전부터 6일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40시간가량 연속 근무했다. 잠시 사저에서 휴식을 취한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태풍 피해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을 방문해 이재민과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개산예비비를 활용해 500억원을 긴급편성해서 피해복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피해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경주와 포항을 즉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피해규모가 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란 평가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추석 연휴 기간 민심을 공략해 지지율 반등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2%로 전주와 동일했다. 주목할 부분은 부정평가다. 부정평가는 4%포인트 하락한 59%를 기록했다. 동시에 ‘모름/무응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서 9%로 증가했다. 부정평가 감소분이 유보층으로 이동한 결과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추석 연휴를 앞두고 “3년 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모처럼 거리두기 없는 명절을 맞아 국민 여러분께서 며칠만이라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