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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여러 곳의 육아 커뮤니티에 매일유업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특히 ‘매일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는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방성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남양이 경쟁사 비방의 수단으로 쓰던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를 지속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3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윤경(39)씨는 “결혼하기 전 대리점 갑질 사건이 터진 이후로 남양 제품은 되도록 피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을 접하고 나서 주변에서도 다시 불매하자는 엄마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1월 남양유업은 지역 대리점에 일명 ‘밀어내기’ 방식으로 물건을 강제로 사도록 했다는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남양유업은 피해 가맹점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갑질이 사실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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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범 남양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남양유업은 그해 174억5000만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637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억1700만원 수준이다.
반면 매일유업은 남양의 부침과 함께 성장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852억원, 매출은 1조3932억원으로 갑질 사태가 벌어지기 전 남양유업의 실적을 넘어섰다.
나름대로 변화의 움직임도 보였다. 대리점 상생회의를 열고, 상생나눔 실천계획을 공개했다. 또 지난해 연말부터 ‘남양의 진심을 알린다’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남양에서 밀어내기가 사라졌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지난 3월 창립 56주년을 맞으면서도 ‘동행가치’, ‘인간존중’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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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문에서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밝히며 회사 차원이 아닌 개별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해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