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설 대두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다양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설의 배경에는 SK온이 자리하고 있다. 그룹 내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인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막대한 재무 부담으로 그룹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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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두 회사가 합병해 새로운 에너지 지주사를 설립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100조 자산의 초대형 에너지 종합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SK온에 안정적인 자금 수혈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SK온의 경우 올해도 7조원이 넘는 설비 투자가 예고된 상태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해임설도…고강도 쇄신 나서
SK그룹은 중간 지주사 중심의 고강도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무분별한 중복 투자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일부 계열사들은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SK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SK렌터카 지분 100%를 어피니티에 8200억원에 양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사업모델 전환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실적 부진에 따른 해임설도 잇따르고 있다. SK그룹의 투자 회사인 SK스퀘어의 박성하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박성하 사장은 지난해 3월 SK스퀘어 대표로 선임된 이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교체설이 불거졌다. 이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SK스퀘어 자회사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SK스퀘어는 자체적으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해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겠단 계획을 갖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스퀘어는 SK그룹의 투자 자회사로 2021년 SK텔레콤에서 분할돼 SK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박성하 사장을 대신할 후임으로는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온의 성민석 부사장은 최근 최고사업책임자(CCO) 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 SK온에 영입된 지 10개월 만이다. SK온은 완성차 제조사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CCO직을 신설하고 성 부사장을 영입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경질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