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자 천천히’ 국채금리 급락에 中 일단 LPR 동결

10월 인하 후 2개월 연속 1년·5년물 LPR 유지
국채금리 사상 최저 수준, 시장 상황 지켜보는 중
완화적 통화정책 예고, 내년 금리 인하 계속될 듯
  • 등록 2024-12-20 오후 2:53:34

    수정 2024-12-20 오후 2:53:3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최근 중국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제기되며 잠시 숨을 고르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한 만큼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일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3.1%, 3.6%로 결정했다. 이는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시장에서도 이달 LPR 동결을 예상했다.

1년물과 5년물 LPR은 지난 10월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후 2개월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LPR은 1년물의 경우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5년물은 통상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로 불린다.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의 금리를 취합해 정리한다.

인민은행이 LPR을 동결한 이유는 최근 국채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728%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일 현재도 1.72%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채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는 말인데 그만큼 중국 국가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11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3% 증가에 그치는 등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채금리가 낮아지면 달러대비 위안화 약세가 심화하고 이는 해외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장 LPR을 낮추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정부 차원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마무리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14년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인 수준으로 전환했다. 이에 LPR은 물론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RRR) 인하 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왕칭 동팡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내년 금리 인하 폭이 0.5%포인트에 달하고 각종 통화정책 수단의 금리 인하로 기업과 소비자 금융비용이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5년물 LPR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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