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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내걸었던 선거 운동 문구다. 이후 미 대선이 치러질 때마다 경제 문제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올해 미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표를 던질 때 경제 문제를 상대적으로 덜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천재지변으로 여겨지며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된다. 지난 8월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5%는 코로나19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22%는 정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고, 실업이나 경기악화 등 경제 문제는 12%로 세 번째에 그쳤다.
유권자들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할 때 고려할 요소로 경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리더십 스타일, 인종문제 등 다양한 요소가 선택에 영향을 끼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의회, 정부가 경제 살리게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얼마나 빨리 회복할 것인지, 어떤 형태로 회복을 하게 될 지 예측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각종 부양책 시행 등으로 미 정부 부채는 급증하고 있다.
몬머스대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패트럭 머레이 교수는 “이번 선거는 같은 정당 지지자 간의 친밀감, 충성도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이 그동안 유권자들을 움직여온 경제적 요소들의 빛을 잃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경제와 대선 캠페인 간 유대가 약화되는 것이 좋은 소식이기도 하고 나쁜 소식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우선 좋은 소식은 유권자들이 경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나쁜 소식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경제적으로 더 잘 대응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WSJ-NBC 설문조사에서 유권자의 48%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다루는 데 더 나은 후보라고 답했지만, 그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41%에 불과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경제를 다루는 데 더 나은 후보라는 응답은 38%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10%포인트나 뒤졌지만 이들 중 50%가 그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위스콘신주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찰스 플랭클린 마르케트대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공격적으로 경제 문제를 부각하지 않는 게 놀랍다. 경제 문제는 명백히, 그리고 여전히 그에게 있어서는 강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