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WGBI 편입…‘외환수급 안정’ 기여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WGBI 추종 자금 2조5000억달러 추정
560억달러 국채투자 자금 유입 예상
멕시코 등 편입 발표 후 외국인 투자 확대
  • 등록 2024-12-24 오전 11:00:00

    수정 2024-12-24 오전 11: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2025년부터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약 560억달러 규모의 국채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된다. WGBI는 주요 연기금 등이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채권지수 중 하나로, 2024년 11월 기준 총 26개국 편입이 결정돼 있으며 추종 자금의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은은 “WGBI 편입은 주요 연기금 등 중장기 투자성향을 가진 글로벌 투자자의 국채투자 자금 유입을 통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말레이시아, 멕시코, 남아공, 이스라엘, 중국, 뉴질랜드 등 우리나라보다 앞서 WGBI에 편입된 국가들을 살펴보면 편입 발표 이후 외국인 국채투자가 대체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WGBI 추종 자금 규모 추정치(약 2조5000억달러)와 편입비중(2.22%)을 감안할 때 약 560억달러 규모의 국채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거주자 해외증권투자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에 비해 우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의 유입은 외환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외환수급 안정 효과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국채투자 자금의 환리스크 헤지 여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울러 WGBI 편입을 통해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투자자가 다양화되고 안정적 수요기반이 확충될 경우 국내 경제주체의 자금조달 비용이 절감되고 정부의 안정적인 중장기 재정 운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글로벌 국채투자 자금 유입에 따라 지표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국채금리 변동에 대체로 연동되는 회사채금리 등이 함께 하락할 경우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큰 폭 경감될 수 있다.

한편 특정 국가가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국채시장 규모와 국가신용등급, 시장접근성(시장·거시경제 및 규제 환경, 외환 및 채권시장 구조, 결제시스템 등)이 모두 편입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9월 처음으로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됐으나, 이후 정책당국이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2024년 10월에 최종 편입이 결정됐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 향상을 위해 올해 7월부터 외환거래시간 연장과 해외은행의 국내 외환시장 참가 등을 골자로 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본격 시행했다.

또한 2023년 1월부터 외국인의 국채 투자 등에 대한 비과세 조치를 실시하고 같은해 12월 투자자등록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2024년 6월부터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국채통합계좌가 개통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시장접근성 등급이 최고 등급인 ‘레벨 2’로 상향 조정되고 WGBI 편입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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