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상진 총무원장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사회적 갈등 조장 행위"

"이승만 전 대통령, 국가권력 동원해 불교 억압" 주장
  • 등록 2024-07-12 오후 3:26:41

    수정 2024-07-12 오후 3:26:41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상진스님은 12일 서울 종로구 태고종 법륜사 대웅보전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불교 역사의 왜곡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일”이라며 “국민이자 불교도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진스님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7차에 걸친 유시 발표를 통해 불교계에 법난을 촉발했다”며 “이로 인해 한국불교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려 오랜 내홍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과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교를 억압했다”고도 주장했다.

상진스님은 “송현광장은 금강산 유점사 경성포교당 불이성 법륜사와 태고종 총무원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고 조계종의 총무원과도 인접하고 있어 불교계에서 상징적 의미가 큰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소에 이승만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반민족적 기망 행위”라고 비판했다.

상진스님은 이승만기념관 건립이 계속 추진되면 반대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계획을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앞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을 중심으로 한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념관 건립을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여론 형성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건립 부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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