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2022년 4월 5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오바마케어 및 메디케이드에 대한 발언을 하기 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포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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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공정성 확보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21일(현지시간) 해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NYT는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당시 후보가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등과 경쟁했을 때도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조기에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전직 대통령인 자신의 지지가 특정 후보에 대한 편애로 인식,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경우, 경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후보로 내정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역할을 후보가 결정되면 당을 빠르게 통합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을 고려한 행동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주기적으로 통화한다는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요일을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축하하는 날로 남기고 싶어했다.
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자존심이 강하며 2016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것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그는 종종 2016년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아닌 자신이 대선에 나갔다면 승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0년 당시에도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만류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재선을 포기한 날, 새로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전 국무장관 부처는 이날 바이든 사퇴 소식이 전해진 후, 즉각적으로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해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