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는 20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대만과 중국 본토를 통일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며 “그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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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양국 당국자들이 배석한 확대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선호하는 것은 무력이 아니다”며 “평화적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오는 2025년 혹은 2027년에 대만 점령을 계획하고 있다’는 미군 수뇌부들의 공개적인 예측을 거론하면서 “시기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틀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 주석이 대만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한 게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보도는 미중 정상회담 때 공식적으로 나온 시 주석의 대만 통일 관련 발언보다 구체적인 데다 대만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시기상 민감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시 주석이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만을 향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언급했다고 NBC는 전했다. 이는 정상회담 당시 양국 발표와 언론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은 내용이다. NBC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대만 대선은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총선)와 함께 치러진다. 당선된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현재 여론조사상 판세는 초박빙이다.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1%)가 각각 31%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뤘다는 대만 연합보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만에 하나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가 중도 포기를 선언할 경우 판세가 국민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보도 직후 성명을 내고 “보도 내용은 불안감 그 이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공화당 및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두 가지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첫째는 대만을 위한 강력한 국방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에 가할 사전 제재 초안을 작성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