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원의 촉]이낙연, 충청 경선서 35% 나오면 이재명 대세론 꺾는다

31일부터 대전·충남 권리당원 투표, 첫날 투표율 26.4%
충청권 결과, 경선 바로미터… 승기 잡으면 유리한 고지
이재명 과반 득표, 이낙연 정세균 역전 발판 관전 포인트
이재명 과반 관측, 이낙연 30% 정세균 10% 넘으면 저지
  • 등록 2021-09-01 오후 2:26:04

    수정 2021-09-01 오후 3:14:39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0일 충남 아산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콘텐츠기업지원센터 내 XR스테이지를 방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26.43%. 민주당 대전·충남 지역의 권리당원 대선 경선 투표율이다. 첫날 온라인 투표율치고는 상당히 높다. 민주당은 첫 경선지인 대전·충남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1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2~4일에는 ARS 투표를 한 뒤 4일 열리는 현장 경선대회에서 대의원들의 투표와 합산해 발표할 예정이다. 바로 이어 5일에는 세종·충북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대의원 1500여명과 권리당원 7만5천여명이 참여하는 충청권 첫 경선 결과는 민주당 대선 경선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승기를 잡는다면 이어지는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9월 8~12일)와 대구·경북(9월 11일), 강원(9월 12일), 광주·전남(9월 25일), 전북(9월 26일) 지역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역전을 노리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박용진 의원 등이 충청지역 경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다.

관전 포인트는 이 지사가 과반을 득표해 대세론을 굳힐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의미있는 득표율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이 지사가 당원들의 표심에서도 과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직 기반이 만만치 않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뒷심을 발휘해 선전하면 이 지사가 과반을 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사 앞서지만,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도 적지 않은 지방의원 우군화

당장 당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의원의 합류 측면에서는 이 지사가 조금 앞서고 있지만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도 적지 않은 우군을 확보했다. 최근 충남 광역·기초의원 54명이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고 대전 시·구의원 20명이 정 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동시에 충남 광역·기초의원 71명, 대전 시·구의원 25명이 이 지사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충남도 도의원은 “양승조 지사가 심정적으로 정 전 총리를 지지하고 있으나 국회의원이나 원외 지역위원장은 나누어져 있다. 그래도 당원들의 표심은 이 지사로 귀결되는 것 같다”며 “지역별로 차이는 있다. 도시는 이 지사가 낫고 군 지역은 이 전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하다. 정권 재창출과 변화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여론이 강해 이 지사가 50%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역대 대선 경선을 보면 이 지사가 첫 경선지에서 과반을 넘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이 30% 넘게 나온다면, 6명의 후보가 겨루는 경선 구조상 과반 득표는 불가능하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충청지역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이 지사가 33.9%로 선두를 달렸다. 그 뒤를 이 전 대표가 13.9%로 따랐고 정 전 총리 4.1%, 박 의원 3.4%, 추미애 전 장관 2.9%순이었다.

‘적합 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20.9%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이뤄졌고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또 리서치앤리서치가 차세대 미래전략연구원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2명으로 대상으로 여권 차기 대선후보 충청지역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 포인트), 이 지사가 27.7%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이 전 대표 14.8%, 추 전 장관 6.3%, 박 의원 3.4%, 정 전 총리 1.3%순이었다.

‘선호 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34.5%였고 ‘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1.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100% 인터넷 조사로 이뤄졌고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정세균(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원외는 이 지사, 현역은 이 전 대표… 이 전 대표 득표율에 따라 과반 판가름

이들 조사를 보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제외한 후보들의 충청지역 지지율이 10%를 넘는다. 특히 조직 기반이 있는 정 전 총리가 여론조사보다는 지지율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 이들 후보들이 20% 가까이 득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나머지 80%를 분점하는 구조인데, 이 전 대표의 득표율에 따라 이 지사의 과반 득표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대선후보 선호도는 이 지사가 각각 54.0% 58.7%였고 이 전 대표는 29.7%, 24.1%였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이 지사가 유리하나, 조직력이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충청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는 원외 위원장이 세고 이 전 대표는 현역 의원이 세다. 후보들이 내놓은 충청지역 공약은 대동소이해서 조직력과 정권재창출 가능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이 35%를 넘기면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대세론을 꺾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지사가 과반 나올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55% 정도 나온다. 민주당 경선은 당원과 핵심 지지층이 참여하는데 전략적 판단을 안할 수 없다”며 “충청 정치권의 지분을 가진 유력 정치인들도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조직적으로도 정리가 돼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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