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We do something).”(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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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후보에 대한 비방과 분열과 갈등만 쏟아냈던 미국 대선이 희망과 꿈의 화두를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명연설가로 꼽히는 오바마 부부의 입을 통해서다. 20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2일차에 오바마 부부는 기회의 땅 ‘미국’을 다시 되돌리자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졌다.
미셸 오바마 여사의 “내 인생의 사랑”이라는 소개와 함께 연단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재의 불만과 분노를 넘어설 수 있는 국가를 갈망하며 더 높은 곳을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돈, 명성, 지위 등 지속하지 않은 것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문화를 가진 혼란과 분노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다만 이 모든 소음에서 벗어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유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유대감에 대한 믿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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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상대방이 개인숭배로 치달을 때 우리는 꾸준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지도자, 자신의 개인적 야망을 나라를 위해 내려놓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단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전당대회를 가득 메운 대의원·당원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땡큐 조(고마워 조)”를 외치며 이에 호응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횃불은 넘겨졌다”며 “이제 우리가 믿는 미국을 위해 싸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누가 나를 위해, 아이를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인지 이 자리에 모였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이 문제로 밤잠을 설칠 인물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는 더는 허둥대고 혼란스러운 4년이 필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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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녀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1월 대선 공식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추대됐다. 롤콜(호명투표)은 축제처럼 시작됐다. 미국의 각주, 지구, 자치령이 선택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대의원들이 해리스-월즈를 공식 지명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콘서트처럼 이뤄졌다.
호명 순서도 철저히 기획됐다. 알파벳 순서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지만, 첫 호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 고향인 델라웨어주에서 시작했다. 마지막은 월즈의 고향인 미네소타를 거쳐 해리스의 캘리포니아의 호명으로 끝이 났다. 이번 전당대회의 전반적인 주제인 바이든이 대권 주자 ‘성화’를 해리스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호명이 끝나자 시카고에서 약 80마일 떨어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연설에 나선 해리스는 영상을 통해 “여러분의 후보가 돼 매우 영광이다”며 “우리는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밀워키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가 이뤄진 장소로,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하나의 쇼처럼 시카고와 함께 이원 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