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참된 자유만 / 오직 정의만 / 살아 숨 쉬게 / 거짓을 꿰뚫어 봐 / 이제는 그 눈을 떠 봐 -’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4일 진행된 공연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 NCT의 도영이 입이 양옆으로 찢겨 웃는 얼굴로 보이는 분장을 한 채 무대에 올라 작품의 대표 넘버 ‘그 눈을 떠’를 부르자 객석에선 NCT 콘서트장에 버금가는 환호성과 박수가 나왔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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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을 떠’는 밑바닥 광대에서 최상위 귀족으로 신분이 급상승한 그윈플렌이 극 후반부에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는 귀족들에 맞서 자신이 얻게 된 부와 권력으로 세상을 바꿔보겠노라고 다짐하며 부르는 넘버. 도영은 특유의 맑고 감미로운 음색과 진중한 눈빛 연기로 순수성과 이타심을 잃지 않은 그윈플렌의 모습을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곧이어 이어지는 작품의 또 다른 대표 넘버 ‘웃는 남자’를 부르면서는 유려한 몸짓과 연기로 이기적인 여왕과 귀족들에 대한 분노에 찬 그윈플렌의 면모를 드러내며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K팝 아이돌 그룹 중에서도 완급조절력이 돋보이는 빼어난 퍼포먼스 실력으로 정평 나 있는 NCT의 멤버다웠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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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NCT 멤버로 데뷔한 도영은 2021년 ‘마리 앙투아네트’의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으로 뮤지컬계에 첫발을 들였다. 그 이후 약 4년 동안 작품 출연이 없었던 도영은 대극장 작품의 주인공 배역을 맡아 화려하게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웃는 남자’는 세계적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그윈플렌의 삶을 그린다.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175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완성한 작품으로 2018년 초연했다. 초연 이후 ‘예그린뮤지컬 어워즈’, ‘한국뮤지컬어워즈’, ‘이데일리 문화대상’, ‘골든티켓어워즈’ 등 여러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트로피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9일 개막한 이번 공연은 4번째 시즌에 해당한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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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이 맡은 그윈플렌 역은 그간 박효신, 박강현, 이석훈, 박은태, 엑소의 수호, 슈퍼주니어의 규현 등이 소화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롭게 합류한 도영을 비롯해 박은태, 이석훈, 고현이 그윈플렌을 번갈아 연기한다.
도영은 10일 첫 무대를 소화하며 ‘웃는 남자’ 신고식을 치렀다. 14일은 두 번째 출연 무대였다. 양일 모두 예술의전당은 뮤지컬 도영의 뮤지컬 복귀 공연을 보기 위해 집결한 국내외 NCT 팬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 도영은 가난한 자들을 웃게 하는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모습부터 애절한 로맨스와 눈물 연기까지, 아픔과 결핍을 지닌 채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윈플렌의 다채로운 면을 생기 있게 표현해 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웃는 남자’는 3월 9일까지 공연한다. 도영은 소속사 에스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그윈플렌이 되어 관객을 만날 것”이라며 “많이 떨리지만 훌륭하신 스태프분들, 배우분들과 준비한 공연 열심히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