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거대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지난 29일 연희동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은 최근 7년 발생한 땅꺼짐 사고 중에서도 상위 9%의 크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 29일 서울 연희동 도로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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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데일리가 국토교통부의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땅꺼짐 사고 1347건(면적 1㎡이상 또는 깊이 1m 이상, 2018년 1월 1일~2024년 8월 29일)을 분석한 결과다. 지하안전정보시스템은 ‘지하안전관리 특별법’이 지난 2018년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의 폭, 연장, 깊이, 지질종류 등 상세한 정보를 취합한다.
전국에서는 폭 또는 연장이 1m가 되지 않는 작은 크기부터 수km에 달하는 대형 크기까지 땅꺼짐이 발생했다. 땅꺼짐 크기의 가장 가운데 값(중앙값)은 폭 1.2m, 연장 1.5m 깊이 1m다. SUV차량이 통째로 빨려 들어간 연희동 땅꺼짐의 경우, 땅꺼짐 중에서도 큰 규모였다. 연희동 땅꺼짐은 폭 4m, 연장 6m, 깊이 2.5m로 면적은 상위 11.2%, 깊이는 상위 9.51% 크기였다.
다만 땅꺼짐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해 인명·재산피해는 크기가 작아도 발생한다. 지난 2022년 7월 인천 부평구에서 발생한 폭 0.4m, 연장 0.4m, 깊이 0.5 m의 땅꺼짐은 고소작업차 바로 밑에서 일어나 차량 위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10여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숨졌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서울 여의도 한 공사 현장에서 폭 1.5m 연장 2.5m 깊이 2.5m의 땅꺼짐으로 50대 남성이 숨졌다.
| 월별 땅꺼짐 발생 신고 건수. (자료=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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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땅꺼짐 발생 건수는 처음 데이터를 집계한 2018년에 324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9년에는 191건으로 줄어들었다가 여름철 강수량이 1037mm로 쏟아졌던 2020년에 282건으로 다시 늘었다. 2021년에는 142건으로 줄었다가,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2022년에는 177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162건의 땅꺼짐 사고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땅꺼짐 사고가 주로 여름철(6~8월)에 집중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월별로 8월에 땅꺼짐 사고가 272건 발생해 가장 많았고, 6월이 198건 7월이 185건이었다. 여름철(6~8월) 발생한 땅꺼짐이 전체의 48.63%를 차지했다. 올해의 경우에도 전체 69건의 땅꺼짐 중 6~8월에 발생한 건수가 33건이다.
한편,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 지역은 서울시가 지난 5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하고 지하 공동(땅속 빈 구멍)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지역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9일 보도자료에서 “연희동 땅꺼짐 사고는 미상의 원인으로 급작스럽게 발생한 것”이라며 “시는 관계 부서·부처,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조사하고 상황을 파악, 사고원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변 지하 굴착 공사, 하수관거 등 다양한 영향 요인들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