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대웅 권효중 기자] “우리나라야말로 탈탄소 경제를 가장 희망적으로 꿈꿀 수 있는 나라입니다. 동시에 탈탄소 이행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위해 투트랙 전략이 필요합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가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기후위기: 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에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 에너지 대전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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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16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기후위기: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 에너지 대전환’ 세션 패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가 한국의 탈탄소 경제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에너지 강국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 200년간 자국 영토에 에너지가 많은 국가가 에너지 강국이었다면, 이젠 무형의 자원을 많이 보유한 나라가 새로운 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각종 기술력이 뛰어난 우리나라가 화석연료 시대에서 탈탄소 시대로 에너지 대전환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큰 난관과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석연료는 없지만 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탓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6.9%로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은 이 비중이 10% 전후”라며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고통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의 고통을 줄이는 전략과 전환의 과실을 키우는 전략이다.
에너지 전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선 “건너갈 다리까지 불사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수십년간 과거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가 공존할텐데 이 시기에 과거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표적으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를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선 “신재생에너지가 초기엔 낮은 경제성, 기술적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SMR(소형모듈원자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환 과실을 키우기 위해 그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기업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선 업종별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전환 압력이 큰 산업군에 대해 공정전환기금조성, 업종 전환, 교육 및 직업훈련 등 지원을 해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은 탄소배출 원인과 감축 수단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된 지원이 아닌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