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심해" 고성까지…안철수·오세훈 단일화 협상 '삐걱'

국민의힘·국민의당, 12일 세 번째 야권 단일화 협상
양측 "합의된 거 없다"…다음 회의 일정도 미정
화기애애하던 분위기, 토론 중간에 고성 오가기도
실무협상 난항에 安·吳 직접 나서나
  • 등록 2021-03-12 오후 4:12:11

    수정 2021-03-12 오후 5:32:02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협상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국민의당이 12일 세 번째 회의에서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해산했다.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단일화 협상 과정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정양석(왼쪽)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단일화 협상을 위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관 225호에 모여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4시간 상당이 지난 오후 3시 10분쯤 종료했다. 국민의힘 측 협상단인 정양석 사무총장과 성일종 비대위원이 먼저 회의장을 나오며 “오늘 발표할 게 없다. 죄송하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회의장을 나온 국민의당 측 이태규 사무총장은 “우리도 따로 말할 게 없다. 토론의 횟수, 방식 문제, 여론조사 방식 문제 등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해서 일부 근접한 것도 있고 상대가 아직 정리가 안 된 게 있어서 합의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안들을) 일괄 타결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 측은 단계적으로 해나갔으면 한다는 의견이다”며 “그런 점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합의를 보지 못해 다음에 만나서 계속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다음 회의 일정에 대해서는 “따로 정양석 사무총장에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오전에 회의를 시작할 때만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었다. 정양석 사무총장은 “주인이 먼저”라며 모두 발언 순서를 상대 측 이태규 사무총장에 양보하려고 했다. 회의장소가 기존 국민의당 회의실로 쓰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 사무총장은 “우리가 손님으로 여기를 왔다. 앞서 가는 후보(안철수)의 사무실에 와서 손님에게 많은 양보와 통 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사무총장은 “어제 후보 선출 발표회를 결정하고, 언제까지 조사를 끝내겠다고 하는 단일화의 의지를 많은 분들에 당당하게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적극 말씀드리고 싶다. 어제 이어서 오늘 추가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전날 실무협상단은 오는 17~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19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고, 회의장 안에서 중간중간 고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안에서는 “협상 파트너에게 부족하다니요. 못 따라온다니요. 말이 심한 거 아니냐”는 항의 표시는 물론, “막말은 먼저 하시지 않았느냐”고 맞서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논의 과정에 있어 조금 언성이 높은 부분 있었다. 그것이 합의를 못 본 이유는 아니다”며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과정이 난항을 겪게 됨에 따라, 양측 후보가 직접 나서서 실타래를 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오세훈 후보는 “실무진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면 우리가 좀 더 큰 틀에서 물꼬를 트자는 말을 나눴다. 단일화 국면이 어렵게 가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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