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월 CPI 상승률 전년比 3.2%…2년 반만에 최저

2월에 이어 두달 연속 둔화…예상치 3.1%엔 못미쳐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아…"식품 가격 하락 영향"
BOE 목표 2%까진 아직…"가계 생활비 부담 완화 기대"
  • 등록 2024-04-17 오후 4:30:22

    수정 2024-04-17 오후 4:30:2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3월 인플레이션이 2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완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3%를 상회, 영란은행(BOE)의 목표치인 2%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통계청(ONS)은 이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대비 3.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3.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월 4.0%, 2월 3.4%에 이어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아울러 2021년 9월(3.1%)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식품 가격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식품 및 무알코올 음료 가격이 전년 동월대비 4%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3월(19.1%)보다 크게 낮아졌다. 로이터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라고 부연했다.

ONS의 그랜트 피츠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시 한번 식품 가격이 CPI 상승률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연료 가격 상승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됐다”고 말했다.

에너지, 식품, 담배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월 4.5%에서 3월 4.2%로 둔화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예상치(4.1%)엔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BOE이 면밀히 주시중인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6.1%에서 6.0%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BOE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이 가중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BOE는 2% 물가 목표가 지속가능하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진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선 노동당은 여전히 BOE의 목표(2%)를 크게 웃돌고 있는 데다, 가계가 매달 모기지(주택담보대출)로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집권 보수당의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은 “2년 반 만에 11% 이상에서 3.2%로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사람들의 돈이 더 많이 쓰이도록 돕고 있다”고 환영했다.

가디언은 “CPI 상승률이 내렸다는 것은 물가가 하락한다는 게 아니라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생활비 위기 속에서 가계에 가해지는 부담이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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