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사전투표 시작…블랙아웃 돌입에 최대 변수는?

마지막 여론조사서 吳, 朴에 20%p차이에도 경계
2010년 지선·2012년 총선때 결과 엇갈려
2030 투표율·샤이진보층 표심 향방 관건
내곡동 증언 여부 따라 판세 갈릴 수도
  • 등록 2021-04-02 오후 5:19:45

    수정 2021-04-02 오후 5:44:37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블랙아웃’(깜깜이 구간)에 돌입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 제1항에 따라 4월 1일부터 선거일 투표가 끝나는 4월 7일 오후 8시까지 선거에 관한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 기간 동안 돌발 변수에 의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판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닷새 앞두고 ‘블랙아웃’(깜깜이 구간)에 돌입하면서 판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오른쪽) 국민의힘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데일리DB, 국회사진취재단)
젊은층·미결정층 표심이 변수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최근 막판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한 만큼 오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서울거주 만 18세 이상 10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7.1%, 박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6.1%로, 오 후보가 21%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상파 방송사 3사(MBC·KBS·SBS) 의뢰로 이뤄진 코리아리서치·입소스·한국리서치 3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조사(31일 실시)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오 후보 50.5% 박 후보 28.2%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2.3%포인트(95% 신뢰수준 ±3.1%포인트)였다. 이번 조사는 서울거주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오 후보와 박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격차가 많이 나지만, 과거 사례에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표심이 바뀌기도 해 오 후보 측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실시된 제5회 지방선거에서 마지막 여론조사와 투표 결과에 큰 격차가 발생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압도하고 있었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시점인 2010년 5월 26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56.3%의 지지율로 한명숙 후보(32.4%)를 23.9%포인트로 따돌렸다. 그러나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47.4%의 득표율로 한명숙 후보(47.2%)를 0.2%포인트 격차로 간신히 이겼다.

2012년 실시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서울 종로구에서는 정세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상으로 초접전을 벌였지만, 선거 결과는 정 후보가 52.6%의 득표율로 오 후보(39.7%)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젊은층과 미결정층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이 낮은 2030세대 투표율과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중도층과 샤이 진보층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는 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제일 큰 변수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다. 특히 2030세대는 원래 투표율이 제일 낮은 편인데, 이번에 아주 높게 나타나면 정권심판의 바람이 굉장히 심하게 부는 것이고, 높지 않다고 얘기하면 정권심판에 대한 민심이 크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대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진보층을 무시해선 안된다. 이들은 이른바 촛불은 들었는데, 지금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기 싫은 사람들인데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며 “중도 성향의 후보가 없어 중도층 표심이 갈 데가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따라가지 않거나, 안 대표에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들 모두 합하면 전 유권자의 30%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이 투표를 많이 하면 야당 후보가, 중도진보와 샤이진보층이 투표에 적극 나서면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야 후보는 이들을 투표장으로 얼마만큼 불러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란 얘기다.

내곡동 의혹 밝히면 朴 유리…없으면 吳 유리

최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새로운 증언이나 증거가 나온다면 판세가 바뀔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대세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보수층은 관련 의혹이 더 깊어져도 오 후보를 무조건 지지하고, 진보층도 오 후보가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갔다고 결론을 내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2030세대와 중도층, 샤이진보층의 판단 여부에 따라 갈릴 것이라 얘기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에서 생태집 주인이 오 후보를 봤다는 증언을 더 확실하게 밝혀낸다면 막판 판세가 바뀔 수 있다”면서도 “반면 새로운 내용이 없다면 민주당이 이길 가능성은 낮다. 부동산 문제가 워낙 컸고,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의원 등의 임대료 문제도 부각되다 보니 여론이 더 악화됐는데, 이런 상태에서 10만원을 더 준다고 해서 찍어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1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박 후보는 1일 아침 일찍 사전투표를 마쳤고, 오 후보는 3일 투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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