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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로 진격해 점령지를 넓혀가면서 러시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 하여금 침략군을 재편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첫 신호”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작전이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얘기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군에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라고 명령했으나, 일관적인 대응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관리들은 현재 러시아 병력 이동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병력을 움직였다고 평가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쿠르스크 진격 작전의 목적이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는 데 사용하는 물류와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영토 점령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작전의 목적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 역시 추가적인 거점 확장에는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선에선 양국 군대가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점령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날 탱크와 장갑차, 지원군 등을 추가 파견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방향으로는 눈을 가린 러시아군 포로 6명을 태운 픽업 트럭이 지나가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기습은 전쟁 양상을 급작스럽게 변화시켰다”며 “러시아의 지속적인 영토 확장 이후 몇 달 만에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성과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반격으로 앞으로 있을지 모를 평화협상에서의 입지를 높이거나,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 벨고로드주의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러시아는 이번 기습의 배후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지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개입은 없었다며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