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 '싹쓸이'…민생당, 23석→0석 '전멸'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지역구 28개, 민주당 승리
손학규, 일말의 기대했지만…현실은 '잔혹'
親文성향·安 외면·통합당 구설, 예고된 호남 '싹쓸이'
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민생당 '올드보이' 줄 퇴장
  • 등록 2020-04-15 오후 10:55:00

    수정 2020-04-16 오후 3:30:52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민생당 당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믿었던 박지원 민생당 전남 목포 후보마저 패배하며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싹쓸이’로 끝났다. 비(非)민생당 중 접전이 기대됐던 전북 군산의 김관영 무소속 후보마저 큰 격차로 패했다.

15일 지상파 3사 출구 조사 결과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지역구 28개 모두 민주당이 휩쓰는 걸로 나왔다. 가장 큰 원인은 20대 당시 호남에서 23석을 석권한 옛 국민의당(현 민생당)과 달리 강력한 ‘견제 세력’의 부재가 꼽힌다. 다선 의원이 주축이 된 민생당은 지역주민에게 피로감만 줬다는 분석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생당의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호남 지역에 관련해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표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며 “많은 의원들이 당선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이날 오후 6시 15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생당사에는 적막이 흘렀다. 믿었던 비례대표에서도 의석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손 위원장은 “출구결과 결과가 크게 실망스럽다. 상당히 비관적이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는 이전부터 예고된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20대 총선 당시 친문(親文)을 향한 호남 유권자들의 반감은, 4년 만에 문재인 정부의 최대 지원군으로 변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호남을 외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등으로 인해 호남에 지역구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여기에 전남지사를 역임한 이낙연이라는 강력한 호남 대권주자가 민주당에 버티고 있는 점 또한 지역 민심을 하나로 모았다.

1990년대부터 정치권에 나타난 ‘올드보이’들은 지역 주민의 피로감 속에 전원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특히 ‘박정천’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던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도 나란히 정계은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호남에서 관심을 끌었던 또다른 격전지는 전북 군산이다. 옛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재선의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신영대 민주당 후보와 여론조사상 초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김 후보가 큰 표차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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