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현금 100조 회복’ 삼성전자, 채권 발행 기대감 높은 이유

2001년 이후 국내시장서 채권 발행 전무
현금창출력 개선 됐지만 불확실성 여전
실적 악화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복귀설 제기
조달 계획 다각화 필요성 대두…“자연스러운 현상”
  • 등록 2024-08-05 오후 8:21:33

    수정 2024-08-05 오후 8:21:33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보유 현금 100조원을 회복했지만 채권시장 복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시설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채권 발행 등 조달 계획 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만 별도로 놓고 보면 곳간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 점에서 채권시장 복귀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97조3900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는 단기금융상품과 단기 상각후 원가금융자산 등이 포함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해외법인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합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100조원 현금을 회복한 것은 자체 현금창출력 개선 영향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9조 9989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 6016억원 대비 108.3% 증가했다. 이에 따른 EBITDA 마진율은 같은 기간 16%에서 27%로 9%포인트(p) 상승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100조원대 현금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지만 채권시장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악화로 적자폭이 깊어진 지난해부터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가 채권 시장 복귀를 위해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관련업계가 동향 파악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가 진화에 나서며 헤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듯 싶었으나 시장에서는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건 2001년이 마지막이다.

이같은 기대감은 삼성전자의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현금 창출능력이 과거 대비 둔화한 상황에서 고강도 시설투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조달 계획 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현금 100조원 중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1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조 2823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지난해 2월 20조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해외 법인의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을 지속적으로 수혈하고 있지만 매년 5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을 시설 투자에 지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반도체 업황 주기의 진폭이 짧고 깊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소수 업체의 과점 체제로 변모하면서 과거 대비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외부 요인 대응에 나설 시간이 촉박하다는 뜻으로 조달 계획 다각화가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시장의 동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다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채권시장 복귀설이 제기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자금조달 다각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무디스와 피치는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각각 ‘Aa2’, ‘AA-’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이다. S&P는 이보다 1노치(Notch) 낮은 ‘AA-’를 부여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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