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1분기 실적 ‘희비’…LG, 매출·영업익 최대 우뚝

LG엔솔, IRA 세제 반영에 영업익 ‘퀀텀점프’
내실 다지는 삼성SDI, 2025년에야 세제 혜택
SK온 ‘나홀로 적자’…2분기 AMPC 반전 노려
  • 등록 2023-05-08 오후 4:17:22

    수정 2023-05-08 오후 4:53:37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사상 최대 실적을, 삼성SDI(006400)는 1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SK온은 7분기째 영업적자를 이어가며 축배를 뒤로 미뤘다.

글로벌 시장에서 3사의 전략 키워드는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의 ‘규모의 경제’, 신중하게 사업을 확장 중인 삼성SDI의 ‘내실’, 후발주자인 SK온의 ‘추격’ 등으로 요약된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3사의 3색 전략이 향후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SK온 각형 배터리.(사진=SK온)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2374억원)와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약 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매출 5조3548억원, 영업이익 3754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3개 분기 연속 매출액 5조원을 기록했다.

SK온은 3조3053억의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3447억원의 영업적자로 적자폭을 키웠다. 올 초 미국 조지아 공장이 포드 F-150 라이트닝 화재로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으로 파악된다. SK온은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후발 주자인 만큼 수율 개선과 생산능력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와 달리 삼성SDI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삼성SDI는 연간 매출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보다 ‘덜 팔고 잘 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분기를 기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LG에너지솔루션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생산능력 증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금액 1003억원이 처음으로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한 해 15~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AMPC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대 7억달러의 혜택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단독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 1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 중이다. 2026년에는 GM 합작 1~3 공장, 혼다 합작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을 포함해 생산능력이 총 250GWh까지 확대된다. 이 경우 받게 되는 보조금은 87억5000만달러(약 11조5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삼성SDI는 북미 생산설비 구축 시점이 늦어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야 AMPC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GM과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SK온의 경우 IRA 세부 내용이 공개된 뒤인 올해 2분기부터 세액공제 금액을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SK온은 연간 세액공제 규모를 약 10~15GWh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호실적은 그동안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현재는 국내 3사 모두 글로벌 점유율 상위 5위 내에 드는 등 선전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 실적 흐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 1분기 실적.(자료=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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