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윤미향 "檢조사 피하지 않겠다" 사퇴 일축

29일 국회 기자회견 뒤 약 15분 간 질답
"이용수에게 사과, 진심 더 전하고 싶다"
"할머니에 돌팔매 할 수 있는 사람 없다"
"30년 돌아보는 것 굉장히 길고 힘들어"
  • 등록 2020-05-29 오후 3:32:09

    수정 2020-05-29 오후 3:31:49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29일 향후 검찰수사에 대해 “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기부금 유용과 회계부정 의혹에 따른 의원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가 맡을 역할과 조사에 대해 성실히 임하겠다”며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문을 발표한 뒤 약 15분간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문·답변에서 “30년을 되돌아보는 것이 굉장히 길고 힘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윤 당선인과 취재진 간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산 신고 내역을 알려달라.

△현금과 부동산, 다른 한편 김복동 장례위원회 사업이 끝나고 남은 제 재산은 모두 다 신고했다.

-안성 쉼터 관련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반환하라고 했는데 이용 상황을 말씀해달라.

△정의연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안다. 할머니들의 상황, 운동의 상황 변화로 더 이상 안성힐링센터에서 생활을 못하게 됐다. 그것을 공동모금회에 솔직하게 보고했다. 따라서 공동모금회에서는 더 이상 프로그램을 진행 못 하면 안성쉼터를 반환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그 공문에 따랐다.

-안성힐링센터에 부친을 관리인으로 둔 것에 대해 해명해달라.

△우선 안성힐링센터 부친 고용은 이미 정의연 해명으로 사과드렸다. 하지만 프로그램 운영을 안 하는 현실과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할 방법을 강구한 끝에 아버지에게 부탁을 드렸다. 인건비를 제대로 산정 못 해 최소한의 급여를 지급하고 부탁드리고 일을 하게 됐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정 아버지를 안성힐링센터에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잘못됐다. 그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

-이용수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이 할머니에게 제가 배신자가 돼 있다. 사실 1992년부터 이 할머니랑 30년 같이 활동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세월과 달리 할머니와 충분하게 소통 못 했다. 배신자라고 느낄 만큼 신뢰를 못 드린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죄드린다. 그 뒤에 제가 할머니에게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할머니에게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할머니에게 제 마음과 진심을 더 전하고 싶다.

-검찰 소환 요청 받았나.

△아직 안 받았고 지금 정의연 활동가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를 알려달라.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 못 한다. 할머니께서 거리에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전화했고 전화 목소리로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왔다. 구체적인 정황은 사실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안 받아들이고 쉽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말한 것 같다.

-불체포 특권 생기는데 검찰 소환조사는 응하나.

△피할 생각은 없다.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 따르는 모든 책임은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다.

-선관위 신고 예금에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이 혼용되지는 않았나.

△없다.

-내일이면 의원인데 알려진 점 외에 부끄러운 점이 있나.

△지금 의혹으로 제기된 것도 많고 충분해서 그 외 어떤 부끄럼 있나 생각하겠다. 계속 자성하고 반성하고 있다.

-공공단체에서 개인계좌로 돈을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보통은 전체 할머니를 위한 활동은 정대협이나 단체 명의로 활동했다. 그러나 장례위는 제가 상주였고 김복동 할머니 부탁도 있었다. 그 외 김복동 할머니를 유럽으로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 좌석으로 모시고 싶다는 사적인 뜻이 있었다. 하지만 개인 명의로 그렇게 했다는 것은 명확하게 잘못이고 그건 검찰 고발 사안 중 하나로 소명해 가겠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주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일본군 성매매라는 아픔을 겪은 것으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 한국 사회가 보수적이고 가부장제여서 침묵을 강요당하고 억압받고 있을 때 내가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도 용기있는 행동이고 평가받아야 한다. 더군다나 30여년 동안 한국 정부가 하지 않은 일, 한국 시민사회가 침묵하고 있던 일에 대해 몸소 노구를 이끌고 세계를 돌면서 운동했다. 세계인권 중심에 선 그분들의 삶에 대해 오히려 우리가 미안해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 있는 분은 한국 시민 사회 속에 없다. 저 또한 마찬가지다.

-당에서 사퇴 권유가 있었나.

△없었다.

-국민 사퇴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가 맡을 역할과 조사에 대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

-운동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정의연에 3월 20일에 사표를 냈다. 수많은 할머니들이 수요 시위서 목소리를 낸 것은 증오와 분쟁을 키운 게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 만드는 운동이었다. 자기 자신의 아픔을 넘어서 무력분쟁 지역 성폭력 피해자에게 평화와 안정을 만들어주고 싶은 운동이었다. 이용수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 한일 청소년 간 교류,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는 할머니들의 책임과 한국 시민사회만의 책임이 아니다. 한국 정부와 국회, 일본의 시민사회, 정부, 국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 이룰 과제라고 생각한다.

-2015년 일본정부의 10억엔을 할머니들에게 받지 말라고 권한 적은 없나.

△없다. 2015년 한일합의 발생 뒤 한국 정부가 피해자를 방문하면서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는 것을 할머니들을 통해 들었다.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1억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들 자유라고 말씀드렸다. 1억원을 받아도 할머니들 탓으로 돌리거나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결국 2015년 한일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국민들과 피해자가 반대함에도 10억엔을 수령한 한국 정부와 법적 책임을 회피한 일본 정부 책임이다.

-사퇴에 대한 고려는 안 하느냐.

△30년 세월을 되돌아보는 것이 굉장히 길고 힘들었다. 하나하나 지난 세월 장부와 통장과 제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고 하는 자체가 지난한 시간이었다. 사실 아직도 30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위한 시간들을 다 기억을 해낼 수는 없었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30년 기억을 다시 소환해서 기록으로 기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왜 오래 잠행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 치부와 아픈 잘못, 실수, 오류가 드러난 게 아니라 할머니 목소리로 제 역사와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너무나 깊은 반성의 시간이었다. 긴 시간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 없었다. 장소와 시간 등 여러가지 나름대로 고려할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조리 있게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못하는 상황이 약 20일 동안 있었다. 오늘은 정말 용기를 내고 국민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감이 있어서 나오게 됐다. 앞으로 검찰 수사과정에서 소명할 것은 피할 생각이 없다. 제 직을 핑계로 피할 생각도 없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 도중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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