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현대차(005380)그룹 모빌리티 계열사 포티투닷이 운영하는 ‘청계천 자율주행 버스’ 2대가 정차했다. 7인승(운전석 제외) 버스에 올라 착석해 안전벨트를 착용하니, 규정에 따라 운전보조자가 핸들을 잡고 차량을 출발시켰다. 잠시 후 ‘버튼’을 누르자 이내 자율주행 모드로 돌입했다. 실내 천장 등이 흰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했고, 전방 화면에선 ‘청계광장. 이번 정류장 15분 후 도착’ 문구와 함께 ‘자율주행 중’이라는 안내가 떴다.
버스는 청계광장에서 세운상가까지 왕복 약 4㎞ 청계천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구간을 제한 속도에 따른 시속 30㎞로 운행하며 자율주행과 수동 모드 전환을 반복했다. 버스 1대에 탑재된 11개 카메라와 6대 레이더로 도로 및 보행자 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판단하며 자율주행을 했다. 횡단보도 주변이나 통행이 복잡한 지역, 회차 등 돌발 변수가 많은 곳에서는 운전보조자가 직접 핸들을 조작하니 곧장 수동 모드로 변경됐다. 1회 운행 시 자율주행과 수동운행 비율은 평균 7대 3 정도다. 급속 전기충전으로 버스 1대를 1시간가량 완충하면 평균 300㎞를 운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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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현장 방문 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율주행 관련 기업 및 산업계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인 청계광장 현장을 방문해 직접 자율주행 버스를 시승했다.
이 장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이동형 영상정보 처리기를 통해 취득한 영상정보 원본을 동의 없이 활용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금지됐는데, 이제 규제를 통일해 가능하게 됐다”며 “영상정보 정보를 활용해 자율주행 인공지능을 고도화하고자 하는 산업계의 지속적인 요청에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정부가 화답을 한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효과성 검증과 안전기준 소화 등을 거쳐 비정형 영상 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한 법제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8월 중 위원장 직속으로 ‘기업 혁신지원 원스톱 창구’를 개설하고 개인정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현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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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 부처는 자율주행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범부처적으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개발 △차세대 차량통신 기술개발 △차량통신 국제공인 인증소 구축·운영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았다.
이윤선 과기정통부 ICT신사업육성팀장은 발표에서 “2025년도부터는 그간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협업해 개발한 과제들을 경기 화성시에 조성될 ‘자율주행 리빙랩’에서 본격적인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율주행 시나리오 생성 테스트를 위한 실제 사고 영상 데이터를 개인정보 비식별 처리 후 AI 허브에 공개하는 방안을 치안정책연구소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영상데이터 활용 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AI 개발 과정에서 기업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 강화를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실증특례 제도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배달로봇 외에도 재난 대응과 인명 안전 등 분야까지 영상데이터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것을 확대 추진한다.
또 AI 개발 시 영상데이터 중 ‘자동차 번호’는 개인정보 범위에서 제외해 가명 처리 의무를 없애고, 향후 기타 비정형 영상데이터 특성을 고려해 가명 처리 대신 적절한 안전 조치로 완화하는 관련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기술용 데이터 기준과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발표해, AI 개발 과정에서 기업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