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도 조용한 김정은 생일…"독자적 위상 강화는 속도"

북한 노동신문 등 매체 보도는 아직 없어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달리 조용
최근 독자 우상화 작업 속도…주체 연호 삭제도
"국방 및 경제분야 성과 내면 기념일 지정 가능성도"
  • 등록 2025-01-08 오후 1:46:25

    수정 2025-01-08 오후 1:46:2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8일이지만 김일성 전 주석이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과 달리 달리 북한 매체들은 잠잠한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1월 8일을 기념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노동신문 제공]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황해남도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소식 등을 보도하면서도 그의 생일과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도 김 위원장의 생일 관련 보도는 없었다.

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각각 태양절(4월15일)과 광명성절(2월16)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특히 태양절은 북한 최대의 명절로 규정된다. 반면 김 위원장의 생일은 공식적으로 발표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기만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14년 1월8일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이 “원수님(김 위원장)의 탄생일을 맞으며 북한에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초 김 위원장이 독자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는 추세에 비춰 올해에는 김 위원장 생일을 공식화하고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지난해 주민의 ‘충성선서’를 기존과 달리 김 위원장 생일에 진행한 점이나 ‘선대 흔적 지우기’에 나선 점 때문이었다. 최근 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 연호’ 표기를 삭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김정은 시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 노동신문에서 주체연호를 지웠고 최근 새로 발행하는 우표와 엽서에서도 표기를 삭제했다. 이 밖에도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쌍상 휘장(배지)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이 단독으로 새겨진 휘장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생일도 조용히 지나가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는 데 여전히 부담을 느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에는 젊은 나이였기 때문에 북한 주민의 거부감을 의식한 가운데 최근에는 김 위원장이 뚜렷한 경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 위원장이 내년 9차 당대회에서 국방과 경제 등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고 자신감이 생기면 자신의 생일을 기념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집권 이후 생일 공식화 관련 동향은 포착되지 않는다”면서도 “집권 초기에는 선대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독자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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