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016600)이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한다.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또 오해영’ 등을 제작한 제작사다. 초록뱀미디어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관련,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경영권을 포함한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한 지분 39.33%다.
예상 매각가는 약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회사 전체 자산가치로 추정되는 3000억원에서 씨피트라퍼티의 보유 지분, 재상장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가격이 과대 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요 피어그룹으로 알려져 있는 SLL중앙과 CJ스튜디오드래곤의 상황도 좋지 않다. 중앙그룹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및 유통기업 SLL중앙은 공개(IPO)를 앞두고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지만 2022년부터 적자전환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CJ ENM(035760)의 자회사 CJ스튜디오드래곤도 지난해 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수익성이 약화했다.
당초 인수전이 막을 올린 초반에는 여러 드라마 제작사들이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관련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예측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큐캐피탈을 제외한 2곳의 PEF 운용사와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참여했다.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재벌집 막내아들’, ‘성균관 스캔들’의 제작사 래몽래인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다만 두 회사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본입찰에 불참하게 됐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공급 과잉과 편성 축소 등 드라마 제작 업황이 악화해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기업의 실적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교그룹들의 실적이 올라오면 적정가격을 책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