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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역대급으로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해 걱정이 됩니다. 지난 8월 폭우 때 운전을 포기하고 도로 한가운데 자동차를 두고 가야 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차여서 더 걱정되는데, 태풍 속에서 전기차를 안전하게 운행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A. 전국이 비상사태지요. 이번 내풍 힌남노는 2003년 한반도를 휩쓴 매미 수준이 된다고 해요. 힌남노는 초강력 태풍으로, 초속 45m가 넘는 강풍이 예상됩니다. 이 정도면 자동차도 전도, 번복 사고의 위험이 있습니다.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한 태풍은 아무리 첨단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라고 해도,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데요.
조향(핸들)과 제동(브레이크) 장치가 평소처럼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또 접지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차선 이탈과 중앙선 침범 등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합니다.
시속 120km 주행 시 초속 35m의 강풍에는 승용차는 1.2m, 버스는 6.5m 정도 주행 경로를 이탈한다고 해요. 태풍으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증가하는 원인은 강한 비바람의 영향이며 ‘제동거리’도 평상시보다 1.8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50%까지 감속 운전을 해야 합니다.
속도는 사고와 비례합니다.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풍압으로 접지력이 약해지면서 주행 경로 이탈 현상은 승용차보다 대형차가 두 배 이상 속도에 따라 증가합니다. 만약 대형차와 인접 주행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차는 단순한 접촉사고지만 승용차는 대형사고가 되며, 차를 덮치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지요. 대형 화물차는 제동거리도 길고 빗길 전복사고의 위험도 크기 때문에 대형차를 바람막이처럼 앞에 두고 가면 안전하다는 생각은 위험한 착각입니다. 지정차로를 이용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태풍 영향권 아래에선 시야가 제한됩니다. 1차로 주행을 피하고 앞차와 거리도 평소의 2배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급제동, 급가속, 급핸들 조작은 피하고 낮에도 전조등을 미리 켜고 비상등은 후행 차량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로변 간판등이 추락하거나 도로시설이 쓰러지는 등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간판이 많은 상가 건물 주변이나 불법 주차를 피하세요. 보험 불이익도 고려해 공영주차장이나 안전장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탄천 주변을 피해 고지대에 주차해야 하며 붕괴 우려가 있는 담장이나, 대형 간판, 큰 나무 아래와 같은 장소도 위험합니다.
예기치 못한 기후 상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기차 운전자들이 더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고 방수기능으로 밀폐돼 있어 순식간에 감전되거나 물이 스며들지 않습니다.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합니다.
하지만 침수된 전기차의 배수 후 안전을 위해 전기차의 고전압 케이블(주황색)과 커넥터, 고전원 배터리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전기차가 침수됐다면 소방서나 해당 제작사의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조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날씨가 좋아지면 엔진룸을 열어 습기 제거를 위해 자연 건조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장마철 집중 폭우로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 아직도 방치돼 있는데 폭우로 파인 포트홀의 심한 충격이 반복되면 지상고가 낮은 신형 승용차는 타이어나 휠 파손은 물론 수백만 원의 고가 승차감 부품인 에어쇼크업소버(완충기)가 손상됩니다. 전기차는 하체의 고가 배터리와 케이스 손상도 걱정해야 하지요.
다만 전기차 충전 시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폭풍,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칠 때는 충전기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차를 불가피하게 충전하더라도 충전기 커넥터(충전기와 차량을 연결하는 접속 부분)는 하늘 방향으로 향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동차가 침수돼도 고전압 배터리는 차체로부터 절연돼 있어 차량과 접촉해도 감전이 되진 않지만 안전을 위해 가급적 빠르게 시동을 끄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최고 가혹 조건인 태풍은 중앙선 침범, 전도· 전복의 사고 위험성으로 가벼운 사고도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연계 위험성이 크다”며 “위험한 태풍 상황에서 안전한 주행법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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