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무산, 관저 앞 혼란…"우리가 잡겠다" vs "지킨다"

민주노총, 尹 대통령 체포 촉구 주장하며 집회 열어
“윤석열 반드시 감옥으로 보낼 것…공수처 체포 쇼”
尹 지지자들도 집회 이어가…한남동 일대 혼란 전망
  • 등록 2025-01-03 오후 4:31:42

    수정 2025-01-03 오후 4:31:42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 5시간 30분 만에 영장 집행을 중지했으나 윤 대통령 관저 인근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는 집회와 촉구하는 집회가 연이어 열리며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이들 단체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경력을 곳곳에 배치하며 대응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자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민주노총 확대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애초 집회 장소는 윤 대통령 관저 앞이었으나 이날 오전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관저 앞에서 열리면서 집회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스로 잘못을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나서서 극우 세력을 선동해 우리 사회를 퇴행과 역행을 몰아가려 한다”며 “민주노총다운 1박 2일의 투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고, 윤석열을 반드시 감옥으로 보내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면서 공수처에 대한 비판도 이어나갔다. 한 참가자는 연단에 올라 “공수처는 왜 대통령 관저를 쳐들어갔느냐, 체포 쇼한 게 아니냐”며 “대통령 경호처보다 적은 수의 경찰을 데려가서 어떻게 윤석열을 잡아들이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도 회견문을 통해 “공수처가 대통령 예우 운운하며 적기를 놓치면 모두의 안위가 위협받는다”며 “무능한 수사당국은 비켜라. 지금 금속노조가 직접 잡으러 가겠다”고 발언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어 ‘내란공범·내란동조·내란잔당 싹 쓸어버리자’는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체포해”, “경호처 비켜라”, “우리가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으로 행진한 뒤 오후 7시부터 이곳에서 윤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이 중지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다만, 대통령 관저 앞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이날 오전부터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어 일대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소식에 모여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 12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6000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계엄 합법, 탄핵 무효’ 등의 손팻말을 흔들며 관저 앞 집회 규모를 늘려나갔다.

이날 이른 오전 연단에 올랐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에도 연단에 올라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중지 소식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최고의 전사이자 투사, 애국자”라며 “윤 대통령을 지킨 건 대한민국 체제를 지키는 것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관저 앞에서 열린 연이은 집회에 대응해 질서를 정리하고자 기동대 소속 45개 부대, 약 2700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기동대 버스 135대를 현장 대기하도록 했다. 관저 앞 도로 양측엔 100여대의 경찰버스로 차벽이 세워졌고, 인근 곳곳엔 경찰 경력이 배치돼 주변 질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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