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론조사 1위' 의혹 제기한 주호영에 "국민의 의도"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경쟁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자신의 지지율 1위를 의심하자 “현장을 돌면서 느낀다”고 응수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6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날 주 의원의 라디오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의도를 갖고 이런 결과를 계속 반복적으로 만들어 내고 계신다”며 “저는 세대교체하라는 강한 국민의 의도가 읽힌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왼쪽),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주 의원은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최근 국민이힘 당권에 대한 여론조사가 11번 있었다며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를 한 여론조사에 대해 “전 국민을 상대로 당원 분포와 관계없이 지역별 인구대로 했는데 이것이 너무 과도하게 생산되고 퍼진다”며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 조사를 퍼뜨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또 이날 당을 향해 “정권교체를 논해야 할 때 세대교체를 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차기 당권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30대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우리 국민의힘은 큰 싸움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은 우리 당의 운명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전체가 달려 있다. 실수해서도 실패해서도 절대 안 될 싸움”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라고 자문하면서 “정권교체를 논해야 할 때 세대교체를 논하고 대권을 앞세워야 할 때 당권 경쟁만 난무하고 직전의 작은 승리에 취해 절박함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전 원내대표이자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그리고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권과의 일생일대 큰 싸움을 앞둔 우리 당의 안일함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번 당 대표는 5개월짜리다. 이것저것 실험하다가 대선 승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는 없다”며 “이번 당 대표는 스스로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타 탄생을 도울 무대 감독의 역할이다. 인기라는 신기루를 좇다가는 사막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어 “무엇이 중한지 모른 채 환상만을 좇고 있다. 스스로 스타가 되고 싶은 분은 대선 후보로 나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제 눈엔 대선만 보인다”며 “당 안으로는 멈추지 않는 혁신으로 수권 정당의 면모를 준비해야 하고 당 밖으로는 범야권의 모든 대선 주자들을 한데 모을 통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당 대표를 잘못 뽑으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간다. 그때는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며 “저 주호영이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당권 잡으면 하는 김에 정권교체에 세대교체에 불가역적인 당 개혁까지 다 하겠다”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