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최초의 벤처캐피털(VC)인 아주IB투자(027360)가 지난해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하면서 지분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스페이스X를 필두로 한 미국발 우주 상업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아주IB투자의 선견지명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스페이스X의 스타십.(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
|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의 미국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는 지난해 상반기 스페이스X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를 집행했다. 정확한 지분량 및 투자액은 비공개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스페이스X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분량을 비롯한 세부적인 정보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우주로켓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경우 지난 2019년 첫 통신위성 발사 이후 올해까지 6000여 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렸고,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관련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은 2040년 5840억달러(약 815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수익성의 확대가 예상된다.
우주탐사 핵심인 발사체 분야 또한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로 혁신을 이뤄 나가고 있는 분야다. 예컨대 스페이스X의 ‘팰컨9’는 현재 1회당 발사 비용을 기존 로켓의 3분의 1수준인 6000만달러(약 830억원) 정도로 낮췄다. 최근에는 달·화성 탐사 우주선 스타십이 5차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로봇팔을 이용해 로켓을 착륙시키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주IB투자가 스페이스X에 투자를 집행한 이유는 스페이스X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대형 화성 탐사선인 스타십의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약 1116조)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세쿼이어캐피탈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은 스페이스X에 과감히 베팅해왔고, 우리나라에선 아주IB투자 외에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스페이스X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편 자본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확정 지으면서 미국을 주도로 우주 상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발표한 ‘우주정책명령2호’에서도 우주 상업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명시한 만큼, 이번 임기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게 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