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카타르, 이스라엘 맹비난…"휴전·평화 의지 없어"

하마스 1인자 이란 테헤란서 이스라엘에 살해 당해
튀르키예·카타르 "추악한 범죄, 중동 혼란 빠뜨려"
이스라엘 공식 입장은 아직…최우방국 미국도 침묵
이란은 보복 예고, 확전 우려…"국제사회 조치 필요"
  • 등록 2024-07-31 오후 4:49:04

    수정 2024-07-31 오후 4:49: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살당한 사건과 관련, 주변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강력 비판했다. 이란이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최우방국인 미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운데)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와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31일(현지시간)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날 이스라엘이 하니예를 살해한 것에 대해 “사악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은 평화를 이룰 의도가 전혀 없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가자전쟁을 지역적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을 멈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 지역은 훨씬 더 큰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니예는 하마스 측에서 휴전 협상에 참여해온 핵심 인물이다. 그가 암살을 당했다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할 뜻이 없음을 시사한다는 게 튀르키예의 해석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추악한 범죄이자 위험한 (군사적 긴장) 고조”라며 “이스라엘은 가자에 있는 민간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표적 공격과 더불어, 이번 암살을 통해 이 지역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전직 이스라엘군 장교 출신인 아모스 길라드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 채널12 생방송에 출연해 “놀라운 업적”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스라엘의 최우방 국가인 미국도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하니예의 사망 보도를 접했다면서도 “추가적으로 언급할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그 문제에 대해선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한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하니예의 사망이 확인된 후 대응 방안 및 수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긴급 소집했다. 이와 별개로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하니예 암살 사건의 원인 및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추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향해 “테러 정권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 이란은 주권, 존엄, 명성과 명예를 수호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국영 언론을 통해 “테헤란에서 벌어진 하니예의 순교는 이란,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사이의 깊고 뗄 수 없는 결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하니예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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