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코스닥에 쏟아부은 기관…수익률도 `짭짤`

1조1977억원 순매수…11월 포함 두달간 2조원 넘게 사들여
시총 상위주 매수 집중…상위 10개 평균수익률 16.5%
"매수 종목 확산…활성화 정책 호재로 수급환경 개선"
  • 등록 2018-01-02 오후 3:44:57

    수정 2018-01-02 오후 3:44:57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난해 막바지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株) 위주로 장바구니에 담은 기관투자가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짭짤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1조1977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월별 순매수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4월(2993억원)을 제외하고 내내 매도세를 보였던 기관은 11월 1조954억원 순매수한데 이어 12월에도 대규모 매수를 이어가며 두 달간 2조2931억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종목별로 보면 셀트리온(068270)(3614억원)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201억원) CJ E&M(130960)(783억원) 메디톡스(086900)(349억원) 포스코켐텍(003670)(330억원) 등 코스닥 시총 상위주가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대다수 포함됐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지난달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평균 주가상승률은 16.5%로 집계됐다. 메디포스트(078160)(36.4%) 웹젠(069080)(28.7%)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기관 매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연기금 투자확대를 위해 차익거래시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고 테슬라 상장요건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공개했다. 또 이달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벤처펀드 투자시 10% 소득공제 등의 내용이 담긴 `코스닥 중심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가파른 코스닥 지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양도세 회피 목적의 개인 매도폭탄이 쏟아지면서 12월 산타랠리는 무산됐지만 기관 자금이 떠받치면서 코스닥 지수는 연말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800선을 눈앞에 두고 지난해 거래를 마쳤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스몰캡팀장은 “코스피 상승 피로감에 비해 코스닥이 낮게 나타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기업이 코스닥에 많아 연말 기관 자금이 몰렸다”며 “시총 상위주 위주였던 매수 종목의 범위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듬 등 대형 연기금에서 자금을 집행하면 이를 토대로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가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던 코스닥 대형주 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는 종목 위주로 투자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상승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가상화폐 등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 카테고리들이 탄탄하게 형성되고 있는 초입 구간에서 정책 호재로 수급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상표 키움증권 스몰캡팀장은 “주가 우상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올해만큼은 코스닥이 주당순이익(EPS) 성장 측면에서 코스피 주요기업 대비 우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 사이클 속에서 장비·소재업체들의 최대 실적이 기대되며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본격화에 따라 통신장비 업종이 연초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연말 개인의 대규모 매도로 바닥을 들어내고 있는 코스닥의 수급 곳간은 1월 효과 발현시 빠르게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연금과 기관 펀드의 코스닥 지분율은 각각 1%, 3.7% 내외 수준으로 추정돼 외국인 지분율 1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데 이는 코스닥시장에 몰릴 양질의 투자 자금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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