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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18~29세 미 유권자 510명을 대상으로 올해 2월과 6~7월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합해 표준화한 결과, 남성 유권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50%)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36%)보다 14%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AP 보트캐스트’(유권자 대상 광범위한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남성이 50%를 웃돌았던 것에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여성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58%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28%)보다 무려 30%포인트 앞섰다. 2020년 결과와 비교하면 두 정당에 대한 지지율 모두 소폭 하락했지만 민주당 과반 우위는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젊은 남성과 여성 간 대립 구도가 더욱 뚜렷해진 것은 낙태, 기후변화, 학자금 대출 면제, 아이들의 성 정체성 선택, 세금 정책, 오바마케어 폐지 또는 대체, 국경장벽 건설 등 올해 대선 주요 의제들과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약이 명백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남성과 여성의 삶에 대한 우선순위가 차이를 보이는 데다, 양당이 내세운 공약이 성별에 따라서 삶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여성들은 낙태, 기후변화, 학자금 대출 면제 등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민주당을 선호하는 반면, 남성들은 공화당의 감세 정책이 2025년 이후로 연장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오바마케어 폐지, 국경장벽 건설에 더 많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현재 대학생의 60%가 여성이며, 모든 학자금 대출의 66%를 짊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엔지니어 로렌 스타렛(28)은 “임신 중절과 기타 권리에 대한 접근성을 축소하려는 보수 진영으로부터 개인적인 위협을 느낀다. 정말 무섭다”고 토로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샤프스빌에 사는 매기 켈소(30)도 “많은 여성이 더 진보적인 이슈에 매우 강하게 기울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걱정하는 건 권리가 박탈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재선시킨다면 이 나라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20대의 미국 여성과 남성이 겪는 경험의 차이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미국 사회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세 미만 남성 상당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데, 만약 이러한 추세가 11월 선거일까지 지속되면 공화당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젊은 남성 유권자에서 민주당을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