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개 새 규제를 만들면 기존 규제 10개를 없애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성장을 키우고, 동시에 ‘관세카드’를 활용해 해외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그대로 드러냈다.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16일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CEO가 연설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 |
|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의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을 완전하게 다시 번영시키기 위해 일련의 대담한 개혁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일자리를 죽이는 규제를 대폭 감축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환경 평가를 비롯한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약속도 대차 밝혔다.
고율의 관세 정책도 계획대로 펼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는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1기 때 철강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덤핑을 멈췄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막대한 수입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재빨리 대응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선제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10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 경제에 대한 내 신뢰 수준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엄청나게 높아졌다”며 추켜세웠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한달 전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원하는 대미 투자 계획을 빨리 제시하면서 규제 완화를 비롯해 각종 혜택을 얻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과 껄끄러웠던 관계를 보였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 미국의 빅테크 CEO도 마러라고를 앞다퉈 찾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는 모든 사람이 나와 싸웠지만, 이번에는 모든 사람이 내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