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에이터에게 ‘돈’되는 플랫폼이 ‘돈’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숏폼 플랫폼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작년 8월 ‘클립(Clip)’으로 짧은 동영상을 유통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네이버는 후발주자인 만큼 올해만 크리에이터 모집 등에 37억원(상반기 12억원, 하반기 25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네이버는 하반기에만 2500명의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고 이들이 매월 10개 이상 숏폼을 업로드만 해도 달마다 10만원의 네이버페이를 지급한다. 매월 카테고리별 재생 수 상위 25명에게는 총 4억원이 넘는 상금도 지급한다.
네이버는 숏폼의 판을 키우기 위해 게임 동영상 플랫폼 ‘치지직’, 네이버TV 등과의 연계성도 강화한다. 치지직 스트리머들도 클립에 라이브 영상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클립 특파원 챌린지’를 통해 네이버TV 창작자, 블로거도 클립 콘텐츠로 생성할 수 있다. 클립은 월평균 일간 클립 재생 수가 6월 5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클립 생산량 또한 일평균 세 배 이상 늘어났다.
|
숏폼 원조 플랫폼인 틱톡은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는 않지만 ‘라이브’를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올초부턴 1분 이상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팔로워 5만명 이상, 한 달간 동영상 조회 수가 10만회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페이팔(Paypal)을 통해 금전적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틱톡 역시 미국 등 8개국에서 틱톡샵을 운영하면서 쇼핑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의 경우 ‘릴스 플레이’ 보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릴스 재생 횟수, 릴스 개수 등에 따라 금전적 보상이 이뤄지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으나 올 3월 미국, 인도에 이어 한국에서도 중단했다. 이후 릴스 외에 단일 이미지까지 포함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스타그램 보너스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일본, 미국을 중심으로 한시 운영하고 있다. ‘기프트(스타) 보내기’를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TV도 숏츠를 포함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광고 수익 배분, 후원금(별풍선) 제도를 운영한다.
숏폼 플랫폼들이 앞다퉈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 내 쇼핑, 광고 등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클립’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 대표는 “2분기 말 네이버 앱 메인의 일 평균 체류 시간은 전년동기 대비 13% 성장,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네이버 내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인공지능(AI)을 통해 검색, 쇼핑, 플레이스, 지도 등의 다양한 서비스에 추천돼 네이버의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6000억원, 47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기록을 세웠다.
다만 네이버처럼 플랫폼내 쇼핑, 광고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어려운 플랫폼에선 개별 숏폼 크리에이터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 길이가 길 경우 광고 삽입 등을 통해 플랫폼과 크리에이터간의 광고 수익 배분이 가능하지만 숏폼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클립, 유튜브 등은 숏폼 피드 사이에 광고를 넣고 이 광고 재원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 등에게 금전적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