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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관련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여권도 이에 발맞춰 가짜뉴스로 방향성을 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왜곡보도’를 했다며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MBC 대표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공모공동정범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의 ‘메신저’의 신뢰성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섣부른 보도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동맹을 폄훼해 국익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반박의 핵심이다. 이런 태도는 MBC의 과거 보도까지 들추는 데서 드러난다. 김학용 의원은 지난해 11월 MBC 노조가 발간한 백서를 근거로 편파보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보도한 사례를 언급하며 조작선동했다고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순방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지난 23일 한국갤럽의 정례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전주와 비교해 5%포인트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의 일간 조사에서 역시 지난 20일 36.4%에서 23일 32.8%로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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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이라며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한 협박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독재자의 길을 선택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리며 “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독재자의 길을 택했다”고 날을 세웠다.
‘외교참사’의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순방 총 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호 제1차장, 김은혜 수석 등 외교·안보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오늘까지 결단 안 내리면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일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라면 반이성적 충성경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외교·안보라인 문책과 전면 교체를 야당에 앞서 요구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