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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는 잠재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설명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11번가의 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원매자 물색에 나서면서 11번가 매각 작업도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된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 등으로 구성돼 있다.
2조7500억→5000억원으로 기업가치 ‘뚝’
11번가는 지난 2018년 나일홀딩스로부터 5년 이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약 500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이후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고 실적이 악화화면서 기일 내 IPO가 무산됐다. 이에 11번가의 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FI는 직접 투자금 회수에 나서게 됐다.
현재 11번가의 매각 희망가는 5000억~6000억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5년 전인 2018년 FI를 유치할 때 11번가의 기업가치가 2조75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상황이다. 지난해 큐텐과 매각 협상을 벌일 때에도 1조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했지만, 현재는 당시 시장 추정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FI가 11번가의 몸값을 낮춰 매각에 나서는 것을 두고 투자 원금만을 회수해 엑시트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추가 투지 유치 어려워 실적 개선 최우선
지난 2020년부터 11번가와 협업을 이어온 아마존도 11번가 인수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11번가는 매각 시계가 늦춰질수록 영업적자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실제 11번가는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98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694억원, 2022년에는 1515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020년(-296억원) ▲2021년(-669억원) ▲2022년(-103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탈출을 위해 11번가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판매자 ‘서버 이용료’를 도입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판매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음에도 서버 이용료 제도를 도입한 건 그만큼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회사 SK스퀘어의 지원 없이 자체적 수익 개선에 나서 기업가치를 지키려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매각이 확정된 상황에서 11번가가 할 수 있는 건 실적개선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뿐”이라며 “이커머스 시장 전체 경쟁이 포화된 상태고 현재로서는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전략이 불가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가능성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