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로 가족 잃은 반려견 ‘둥이’…지자체·동물단체가 나섰다

제주항공 참사로 일가족 9명 잃은 ‘푸딩’
진도 믹스견 ‘둥이’도 비슷한 상황 놓여
장성군, 카라와 구조…민관협력 첫 번째
  • 등록 2025-01-14 오후 3:09:37

    수정 2025-01-14 오후 5:16:1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제주항공 참사로 반려견 ‘푸딩’이 보호자를 잃은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와 전남 장성군청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진도 믹스견 ‘둥이’를 구조했다.

지난 10일 제주항공 참사로 보호자들을 잃은 반려견 둥이가 눈밭을 걷고 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14일 카라와 장성군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일 장성군의 한 마을에서 둥이에 대한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둥이의 보호자들은 태국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과정에서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장성군청은 둥이에 대한 입양 절차를 밟기 위해 카라와의 협력을 결정했다.

카라는 지난 2일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장례 기간 반려동물 돌봄 및 입양 홍보 등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낸 상황이었다.

전라남도청에 해당 공문이 발송된 사실을 알게 된 장성군청은 카라와 논의한 뒤 지난 10일 유족들 동행 아래 구조 작업을 마무리했다.

같은 날 소유권 이전 동의를 비롯해 향후 입양 절차와 돌봄 과정에 대한 설명이 오갔고 둥이는 현재 격리 공간에서 카라 보호소 입소를 앞두고 있다.

둥이에 대한 건강 검진 및 예방접종 등은 모두 완료됐으며 격리 기간이 끝난 뒤 보호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제주항공 참사로 보호자들을 잃은 반려견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뤄지던 지난 10일 카라 관계자가 둥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장성군청 농업축산과 동물방역팀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참사로 인해 반려동물에 대한 돌봄 공백이 생긴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 방법을 찾아보던 중 카라와 협력하게 됐다”며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카라와 같은 단체를 통한 입양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양이 완료될 때까지 카라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둥이의 상태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구조 작업에 참여한 박상욱 카라 활동가는 이데일리에 “참사로 인한 반려동물 돌봄 공백과 관련해 지자체에 공문을 보낸 뒤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중 둥이 사례를 접했다”며 “장성군 측의 협력 요청으로 둥이를 구조하고 현재는 입양을 위한 홍보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반려동물 인수제’(동물인수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참사 또는 재해로 인한 경우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며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참사나 재해 발생 시 돌봄 공백이 생기는 문제 대한 대책 마련이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주항공 참사로 보호자들을 잃은 반려견 둥이가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앞서 지난달 29일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전체 탑승자 181명 중 승객 175명과 조종자 2명, 승무원 2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이번 참사로 일가족 9명을 잃은 푸딩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던 중 동물권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케어는 오는 15일 오후 6시까지 푸딩에 대한 입양 서류를 받은 뒤 내부 심사를 거쳐 오는 20일 오후 6시 입양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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