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대선을 잡아라’ 여야, 4월 재보선 총력전 체제(종합)

與, 보궐선거기획단 첫 회의
부산시당은 "심판받겠다" 사과
野 '시민후보론' 주춤…당내 반발
安 신당 창당 제안엔 "관심 없다"
  • 등록 2020-11-09 오후 5:30:00

    수정 2020-11-09 오후 9:32:22

[이데일리 김겨레 권오석 기자] 여야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섰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만큼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혈투가 예상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어도 서울시장만큼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의지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을 모두 석권해 정권교체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9일 선거기획단 첫 회의를 열고 실무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첫 출마 선언이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4ㆍ7재보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무 준비 나선 與…이낙연 “가장 도덕적·유능한 후보 낼 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기획단 1차 회의에 참석해 “저는 두 선거에 당이 임하기로 하면서 사과와 함께 당의 확실한 자기 성찰을 약속했다”며 “서울과 부산의 매력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기획단에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선거기획단은 이달 내로 정책공약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후보검증위원회의 도덕성 검증 기준도 강화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언택트 소통’이 가능한 스마트 정당을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이 성 관련 문제로 사퇴함으로써 부산 시민들께 큰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민들에게 사죄하면서 공당으로서 심판받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치르는 선거인 만큼 여성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당 내부에서 큰 공감은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기획단 한 관계자는 “서울·부산 시민들이 이번 선거를 젠더 선거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성별을 떠나 부동산을 비롯해 행정을 잘하는 후보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 후보를 낸다는 것은 오히려 야당의 ‘성추행 보궐선거’ 프레임에 걸려 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시민후보론’ 주춤…박민식, 첫 출마 선언

국민의힘의 ‘시민후보론’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애초에 여론 조사식 경선으로 당 밖의 후보를 서울시장 선거에 내세울 방침이었으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반발을 고려해 일단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시민후보는) 아직 성급한 얘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시민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의견을 섞은 예비경선에서 후보를 추린 뒤, 사실상 100% 여론조사 형식의 본경선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예비경선에서 책임당원 비율은 10~20%로 하고 여론조사 비중을 최대한 늘린다. 기존 당헌·당규에는 당원 50%, 여론조사 50%로 규정돼있다.

국민의힘은 시민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운다는 명분으로 부산·서울에서 시민 공청회도 진행했다. 한 경선준비위 관계자는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여론 비율을 100%로 하자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당내 반발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당을 부정하는 일이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당을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해온 인재들을 더 존중해야 당의 결집력도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날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도 “당이 어려운 시기에도 끝까지 남아 당을 지켰던 충정으로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 재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시민후보론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참여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안 대표도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며 신당 창당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관심도 없고, 혼자 하면 하는 것이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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