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조사 받는 '실리콘밸리 큰손' 중국계 VC…이유는?

FT, 소식통 인용 보도
"中에 美 기술 등 정보 넘겼는지 조사"
스타트업 360곳 투자…현재는 지분 매각
美안보기관 "적대국, 투자로 접근" 경고
  • 등록 2024-09-25 오후 6:00:06

    수정 2024-09-25 오후 6:00:0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가 중국계 벤처 캐피털(VC)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소식통은 혼 캐피털이 중국 정부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미국 스타트업의 기술, 재정, 고객과 관련된 정보에 접근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혼 캐피털이 미국 정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기업과 협업하는 가운데 혼 캐피털의 자금 중 일부가 중국 정부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혼 캐피털은 지난 2015년 설립된 중국 대형 사모펀드사 CSC그룹(中科招商集團官)의 미국 지사다. 1억1500만 달러(약 1530억원) 규모의 초기 자본금으로 출범했다. 혼 캐피털은 2018년까지 약 3년 동안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업체 크루즈, 결제처리 업체 스트라이프, 항공우주 기술 업체 붐 등 360개의 미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 실리콘 밸리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배경엔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엔젤리스트와 제휴가 있었다. 혼 캐피털은 2015~2016년까지 스타트업과 엔젤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엔젤리스트에 8000만 달러(약 1064억원)를 투자했고, 혼 캐피털은 엔젤리스트를 통해 각종 투자처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한 국부펀드의 전직 임원은 FT에 “혼 캐피털은 무명 회사였지만 실리콘 밸리의 최고 시드 투자자가 됐다”면서 “이런 펀드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 캐피털은 2019년 이후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으며, 일부 지분은 중국 모회사가 관리하는 다른 미국 투자기구로 이전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FT는 “이번 조사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실리콘 밸리의 벤처 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수년 동안 중국 자금을 환영했던 실리콘 밸리는 최근엔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는 지난 7월 중국을 포함한 해외 적대국들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고 국가 안보를 뒤흔들기 위해 투자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기술 스타트업에 경고하기도 했다.

2000년에 설립된 CSC그룹은 억만장자 산샹솽 회장이 이끌고 있다. CSC그룹은 “CSC 그룹과 경영진, 혼 캐피털을 포함한 계열사가 영업 비밀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면서 “CSC 그룹은 미 투자와 관련해 관련 법률을 준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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