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올해부턴 벤처투자 볕드나…기대감 부푸는데 중소VC는 울상

1월 스타트업 투자액 전년 동기 比 74.4%↑
드라이파우더 소진 등 활성화 분위기 ''들썩''
작년 벤처투자시장 한파 대비 기저효과 분석도
VC간 양극화도 심화…자본잠식 중소VC 늘어
  • 등록 2024-02-26 오후 7:04:13

    수정 2024-02-26 오후 7:04:13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올해 쌓아 둔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를 소진하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거란 기대감이 모이는 가운데 1월 한 달간 스타트업 신규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시장 분위기 회복이 예상되지만 VC들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는 등 진통이 우려된다.

26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1월 국내 스타트업 신규 투자액은 44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579억원) 대비 74.4% 증가했다. 이 기간 투자 건수도 83건에서 108건으로 확대됐다. 마이리얼트립이 756억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 △뷰티 브랜딩·마케팅 스타트업 진이어스(300억원) △생성형 인공지능(AI) 솔루션 스타트업 업스테이지(250억원) 등이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역대급 한파’를 맞았기 때문에 나타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한국VC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신규 투자 금액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해 △2021년 7조7802억원 △2022년 6조7640억원 △2023년 5조397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벤처투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흐름은 맞지만 전월인 12월(4361억원) 신규 투자액과 비교했을 때는 3.1%밖에 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투자에 신중했던 VC들의 드라이파우더가 쌓여 있어 올해 본격적으로 펀드 소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이파우더는 VC가 투자 목적으로 출자 받았으나 아직 투자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신규 펀드 조성 이전에 직전 펀드를 어느정도 소진해야 자금 출자를 받기가 수월해 펀드결성 4~5년 이내 드라이파우더가 쌓이지 않게 투자를 단행한다.

남아 있는 드라이파우더의 대부분은 2019~2022년도에 신규 결성된 펀드들이다. 여기에 지난해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가 결성한 8000억원 규모 초대형 신규 펀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이나 신한벤처투자의 ‘신한 하이퍼 커넥트 투자조합 1호’(2700억원), KB인베스트먼트의 ‘케이비 글로벌 플랫폼 2호 펀드’(2500억원) 등이 더해져 드라이파우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VC 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열 VC들은 모그룹으로부터 투자금 출자에 용이하고 대형 VC들은 연이어 대규모 펀드를 결성하는 데에 비해 중소형VC들은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올해만 벌써 엔피엑스벤처스와 네오인사이트벤처스가 자본잠식으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제41조에 따라 창업투자회사는 경영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경고 조치를 받는다. 에프브이인베스트먼트 또한 투자의무비율 달성에 실패하면서 시정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단 한 건의 투자도 집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VC들이 드라이파우더 소진에 나서야 해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면서도 “운용 규모가 큰 검증된 VC들은 펀드 결성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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