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천식은 소아를 대상으로 한 만성 비감염성 질환에서 비만과 함께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국내 천식 환자는 2023년 기준 한 해 100만 명 남짓인데 이 중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천식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32.4%에 달한다. 천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세먼지 또한 천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천식의 악화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으나 아직 미세먼지와 천식의 상관관계는 자세히 연구되진 않았다.
다행히 국내 연구진이 소아천식 환자 개개인의 미세먼지 대응 생활수칙과 약물 중재 적용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대진 교수가 질병관리청의 도움을 받아 학술연구개발용역과제 ‘소아 천식 환자에서 미세먼지 대응 중재 효과 검증연구’를 수행했다.
|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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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미세먼지 증상 악화 예측 모델 등 여러 예측·분류 도구를 만들고 생활수칙과 약물 중재 적용 효과를 일부 검증했다. 특히 미세먼지 노출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환자에게 생활수칙을 준수를 미리 당부했을 때 과연 효과가 있느냐를 검증한 점이 눈에 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리 생활수칙을 준수하도록 알려주고 실천토록 한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천식 증상 발현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생활수칙이 예방적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연구팀이 제안한 생활수칙은 △실외활동을 자제 △외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벗어야 함) △외출시 도로변 등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피할 것 △평소 사용하던 약물을 처방대로 사용 △외출시 증상완화제를 휴대 △공기청정기 사용 등 6가지로 구분된다.
.반면 약물(사전 MART 요법 적용)로 미세먼지 노출에 대응했을 때는 천식 증상 발현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낮추지 못했다. 다만 적은 숫자가 연구에 참여한 점과 환자 혹은 환자보호자가 환자에게 제대로 약물을 투여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데이터에서는 미세먼지에 민감한 소아천식 환자의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천식 증상 발현을 줄였다.
송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아 천식 환자에서 KF-94 마스크 착용은 천식 증상 악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천식 중증도에 따라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함 △미세먼지에 민감한 소아 천식 환자에서 6가지 생활수칙 적용은 천식 악화 위험을 줄일 수 있음 △미세먼지에 민감한 소아 천식 환자에서 사전약물 적용은 천식 악화 위험을 줄이지 못함 등 미세먼지 대응 증상 악화 예방 가이드를 제시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단순히 미세먼지로부터 소아천식을 막기 위한 방법만을 탐색한 것이 아니다. 기후·자연·주거 환경 등 역동적으로 변화 중인 주변 환경 속에서 인류의 건강은 점점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보건정책 수립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더 많은 근거를 확보하고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방식의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아 천식환자에서 미세먼지 노출에 민감한 집단을 선별하고 악화예측을 통해 중재방안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이를 활용해 미세먼지 대응 생활수칙 혹은 행동요령과 사전 약물사용 시도에 대한 근거를 생성한 국내외 첫 번째 연구”라며 “향후 만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보건-환경 연구와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