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롯데렌탈(089860) 인수를 위한 실사 절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업종 특성상 신용도와 조달비용이 핵심인 렌터카 산업에서 사모펀드(PEF)가 대주주로 나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롯데렌탈 사옥 전경. (사진=송재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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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롯데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격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한 어피너티는 시세의 약 160%에 달하는 웃돈을 얹어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2조8000억원으로, 어피너티는 1조6000억원을 들여 롯데렌탈의 지분 56.2%를 사들일 계획이다.
롯데렌탈의 현재 시장가치를 크게 웃도는 평가에 대해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최근 PEF의 대규모 M&A 거래에서 자주 거론되는 문제로, 대규모 자금 조달 과정에서 조정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롯데렌탈 역시 “실사 결과와 가격조정 절차에 따라 최종 매매대금은 변동될 수 있다”며 몸값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렌터카 산업은 본질적으로 신용 기반이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차량 구매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선투자해야 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신용도가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되면 신용도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금융비용이 증가하면 운영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수 이후 롯데렌탈의 사업 구조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롯데렌탈은 현재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PEF 체제 전환 후 이러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PEF의 특성상 인수 이후 빠른 시간 내 투자 회수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치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어피너티는 현재 포트폴리오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일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락앤락의 경우 엑시트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로 방향을 전환해 회수를 진행 중이며, 버거킹은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교보생명과는 풋옵션 가격을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어피너티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갖춘 렌터카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지닌 렌터카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전반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투자 성과 개선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